"조금이라도 부담을 줄여주고 싶었다".
김기태 KIA 감독이 지난 7일 넥센과의 광주경기에서 박병호를 고의 볼넷으로 내보낸 이유를 밝혔다. 통상적으로 김 감독은 에이스 양현종이 마운드에 오르면 고의 볼넷 사인은 거의 내지 않는다. 그만큼 에이스 대우를 해주는 해주기 위해서다.
양현종은 3-0으로 앞선 3회초 2사 2,3루에서 박병호와 승부를 겨루다 잇따라 볼 3개를 던지자 벤치에서 갑자기 고의 볼넷 사인이 나왔다. 볼카운트 3-0이었고 1루가 비어있다는 점을 고려한 조치였다. 양현종은 1회 박병호 첫 대결에서는 직구를 던져 헛스윙 삼진을 뺏어냈다.
김 감독은 "감독 판단으로 사인을 냈다. 에이스가 던지는데 고의 볼넷 사인을 주지는 않는다. 그러나 3구까지 볼을 던졌고 4구가 정타를 맞을 수도 있지만 아닐 수도 있었다. 그 순간 현종이의 스트레스를 조금이라도 덜어주기 위해 사인을 냈다. 다음타자까지 생각했다"고 이유를 설명했다.
박병호와의 승부 결과에 따라 어떤 양상으로 바뀔 지 모르는 상황에서 조그마한 위험성을 제거한 셈이다. 양현종은 초이스와 8구까지 가는 승부를 벌였고 강한 타구를 2루수 안치홍이 잘 걷어내 실점을 허용하지 않았다. 결과적으로 이날 경기의 승부처였다고 볼 수 있다. sunny@osen.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