배우 임수정이 지난해 8월 개봉한 영화 ‘더 테이블’(감독 김종관) 이후 8개월 만에 스크린으로 컴백했다. 1년에 한 편씩 영화를 통해 관객들과 소통하고 있는 것이다. 새 작품은 가족 드라마 영화 ‘당신의 부탁’(감독 이동은)이다.
임수정의 복귀작 ‘당신의 부탁’은 사고로 남편을 잃고 학원을 운영하며 살아가는 32살 효진(임수정 분)에게 죽은 남편의 아들이라며 16살 종욱(윤찬영 분)이 나타나면서 극적인 전개가 시작된다. 오갈 데가 없어진 종욱의 엄마가 되어달라는 황당한 부탁에 효진은 고민에 빠지고, 결국 피 한 방울 섞이지 않은 아이의 엄마가 되기로 결심한다.
임수정이 효진 역을 맡아 세상을 떠난 남편에 대한 그리움, 새 아들과의 쉽지 않은 관계에서 심리적인 부담을 느끼는 과정을 안정적으로 표현해냈다. 복잡다단한 인물의 감정을 자신만의 해석력을 발휘해 섬세하게 풀어낸 것이다.

임수정은 11일 오후 서울 명동 CGV 씨네라이브러리에서 열린 인터뷰에서 “작년 여름에 한 달 동안 부산에서 촬영을 했다. 짧은 시간이었지만 너무 즐겁게 해서 빨리 관객들에게 선보이고 싶었다”며 “완성된 영화를 보니 작년에 부산에서 본 것과 조금 다르더라. 10분이 압축됐는데 저를 비롯해 제작진은 편집된 버전을 좋아한다. 모처럼 만족스러운 영화가 나왔다”라고 작품 출연을 결정한 이유를 밝혔다.
전형적인 젊은 엄마의 진부함을 깨부순 임수정 연기가 깊이 있고 자연스럽다. 공포영화 ‘장화, 홍련’, ‘내 아내의 모든 것’ 등의 대표작을 잇는 또 하나의 명작이 될 것으로 기대된다.

이어 임수정은 “배우들은 완성된 걸 보면 아쉬울 때가 많다. 하지만 이번엔 다르다. 보자마자 마음에 들어서 기분이 좋은 상태”라고 다시 한 번 만족감을 드러냈다. 그간 로코에 집중해왔냐는 질문에 “제 필모그래피에서 로맨틱 장르를 찾아보면 사실 몇 작품 안 된다. ‘내 안의 모든 것’, ‘내 아내의 유혹’ 정도고, 정통 멜로는 ‘행복’이다. 장르적으로 로코가 많은 건 아닌데, 제가 로코를 많이 한 것으로 기억해주시는 거 같다. 감사하긴 하지만 저는 나름대로 여러 장르에 도전해왔다고 생각한다”고 웃으며 말했다.
임수정은 드라마와 비교해 영화를 좀 더 많이 임한 것에 대해 “두 장르가 작업 방식이 다르지 않나. 요즘엔 드라마도 사전 제작으로 하지만 몇 년 안 됐다. 20대 때는 주로 드라마보다 영화에 집중해왔는데, 드라마의 작업 방식이 여유가 없어서 따라가기 힘들었다. 할 때마다 힘들어서 영화를 선호했던 것뿐이지 굳이 드라마를 안 하고 싶어서 기피했던 것은 아니다”라고 설명했다.
이어 그는 지난해 출연한 드라마 ‘시카고 타자기’에 대해 “너무 오랜만에 한 드라마 ‘시카고 타자기’는 만든 사람으로서 결과가 아쉬웠지만 잘한 선택이었던 거 같다. 그간 너무 오랫동안 ‘왜 드라마를 안했지?’ 싶었다. 앞으론 여유가 생겨서 즐겁게 할 수 있을 거 같다. 물론 어려움이 있겠지만 그럼에도 제가 경력이 쌓이다 보니, 배우로서 앞으로 좀 더 (드라마를)적극적으로 하고 싶다“는 바람을 전했다.
‘당신의 부탁’은 엄마에 관한 이야기이다. 사고로 세상을 떠난 남편의 아들에게 법적인 엄마로 남겨진 효진과 자신이 기억하는 친엄마를 찾아다니는 종욱. 다시 만날 수 없는 이에 대한 상실의 아픔을 가진 두 사람이 하루아침에 가족이 되고, 애도의 시간을 함께 보내면서 낯설던 관계도 서서히 변화한다. 고난과 어려움 속에서 회복의 과정을 담백하고 진정성 있게 풀어냈다. (인터뷰②에서 이어집니다)/ purplish@osen.co.kr
[사진] CGV 아트하우스 제공