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빅보이' 이대호(롯데)의 침묵이 길어지고 있다. 12일까지 타율 2할4푼1리(58타수 14안타) 1홈런 5타점 2득점으로 지금껏 보여줬던 명성과는 거리가 먼 모습이다.
이대호의 부진이 장기화되면서 우려의 목소리가 커지고 있다. 어느덧 30대 중반의 나이가 된 이대호의 노쇠화를 걱정하기도 하지만 아직 그럴 단계는 아니다. 이대호의 활약 여부는 팀성적과 직결된다. 그렇기에 이대호의 방망이가 언제 살아나느냐에 따라 롯데의 하위권 탈출 여부도 갈릴 것으로 보인다.
조원우 감독은 11일 울산 넥센전을 앞두고 이대호를 선발 라인업에서 제외시켰다. "이대호가 주장으로 부담감을 많이 느끼고 있다. 책임감이 워낙 강한 선수인데 결과가 좋지 않으니 많이 지쳐있는 것 같다"는 조원우 감독은 "이대호는 커리어가 있는 선수다. 조금 부진하긴 하지만 1주일 정도 맞다 보면 금방 제 모습을 되찾을 수 있는 선수"라고 말했다.

이처럼 이대호는 엄청난 짐을 안고 있다. KBO리그 연봉 1위(25억원), 프랜차이즈 스타, 4번 타자, 주장 등 이대호의 다양한 수식어가 그의 어깨를 짓누르고 있다. 연봉을 그만큼 받으니 잘 해야 하는 건 분명한 사실이나 야구계에도 수많은 먹튀가 존재한다. 시쳇말로 이대호 또한 딴 마음을 먹고 쉬어가려면 쉬어갈 수도 있다. 하지만 그의 자존심이 허락하지 않는다. 소위 말하는 품격 떨어지는 행동은 하지 않기 때문이다.
이대호는 예전의 모습을 되찾기 위해 누구보다 더 많은 땀방울을 쏟아내며 노력하고 있다. 타격 훈련할 때 방망이를 한 번이라도 더 휘두려르고 할 만큼 부진 탈출을 위한 의지가 강하다. 앞서 말했듯이 이대호가 안고 있는 엄청난 짐을 덜어주는 것도 하나의 방법이 될 수 있다.
한 야구인은 "이대호가 엄청난 중압감을 안고 있다. 팀내 타자 가운데 서열 1위인데 주장 역할까지 맡고 있으니 부담감이 이만저만이 아닐 것"이라며 "가뜩이나 많은 짐을 안고 있는 이대호에게 주장까지 맡기는 건 옳지 않다. 이제는 이대호가 아닌 후배 선수가 주장을 맡아줘야 한다"고 말했다.
이대호는 롯데 암흑기 시절부터 주축 타자로서 고군분투했었고 롯데의 한국시리즈 우승을 위해 파격적인 대우를 뿌리치고 고향으로 돌아왔다.
하지만 그는 무거운 짐을 안고 가면서 싫은 내색 한 번 제대로 하지 못한다. 이제 이대호의 어깨를 가볍게 해주기 위해 구단이 나서야 한다. 적어도 주장 만큼은 후배 선수에게 물려주는 게 좋은 방법이 아닐까 싶다. 그리고 이대호가 제 모습을 되찾을 수 있도록 비난보다 격려가 더 필요한 시점이다. /what@osen.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