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즈키 이치로(45)의 메이저리그 잔류에 시애틀 현지 언론이 비판 수위를 높이고 있다.
시애틀 매리너스는 지난 23일(이하 한국시간) 부상자 명단에 있던 투수 에라스모 라미레스를 25인 로스터에 복귀시키며 외야수 길레르모 에레디아를 트리플A 타코마로 내려 보냈다. 시애틀 외야는 디 고든, 미치 해니거, 벤 가멜 등 주전 외에도 이치로, 에레디아까지 5명으로 포화 상태였다.
결국 백업 이치로와 에레디아 둘 중 하나가 빠져야 했는데 시애틀의 선택은 에레디아였다. 에리다아는 올 시즌 16경기에서 타율 3할1푼 9안타 2홈런 4타점 OPS .968을 기록 중이었다. 12경기에서 타율 2할5푼 9안타 무홈런 무타점 OPS .539에 그치고 있는 이치로보다 성적이 좋았다.
시애틀 현지 언론에선 이 같은 매리너스의 선택에 연일 비판하고 있다. '시애틀 타임스'는 이날 '시애틀은 대체 무슨 생각인가? 이치로 잔류는 완전 불합리하다'는 헤드라인 아래 '44세 미래 명예의 전당 선수보다 지금은 에레디아가 더 강한 선수임을 알아야 한다'고 지적했다.
이어 시애틀 타임스는 '생산적인 27세 선수를 강등시키며 44세 선수와 함께하는 것은 타당하지 않다. 3개월 전 미디어 데이에 제리 디포토 단장은 젊은 선수가 필요하다고 했지만 지금의 결정은 모순적이다'며 야구적인 결정인지, 사업적인 결정인지 모르겠지만 나쁜 결정이다. 이치로는 시애틀 팬들에게 평생의 기억을 남겼지만, 팬들은 이제 승리를 원한다'고 꼬집었다.
또 다른 지역 매체 '타코마 뉴스 트리뷴'도 24일 '27세 에리디아보다 44세 이치로를 잔류시켜야 하나?'라며 시애틀이 홍보·마케팅을 위해 이치로를 활용하고 있는 것이 아니냐는 의문을 제기했다. 실제 시애틀은 내달 5~7일 일본인 스타 오타니 쇼헤이가 있는 LA 에인절스와 홈경기 주말 시리즈가 잡혀있다. 이치로와 오타니, 두 일본 스타의 만남은 흥행 요소가 다분하다.
하지만 디포토 단장은 "홍보를 하려 했다면 다른 방식으로 했을 것이다"며 이 같은 의혹을 부정했다. 이어 그는 "앞으로 10일 동안 좌완 선발투수들을 만나지 않기 때문에 에레디아가 타석에 들어설 여지가 없다"며 "에레디아에게 계속 뛸 수 있는 기회를 주기 위해 내려 보낸 것이다. 열흘 후에 돌아올 것이라 본다. 에레디아는 시즌 내내 우리와 함께할 것이다"고 밝혔다.
전력상 일시적으로 에레디아를 보낸 것이란 게 디포토 단장의 설명이다. 그가 열흘 뒤 돌아오면 이치로가 떠나야 할지 모른다. 디포토 단장은 클럽하우스에서 이치로가 주는 긍정적인 효과를 강조했지만 성적이 안 나면 소용없다. 스캇 서비스 시애틀 감독은 "난 이치로를 좋아한다. 그는 클럽하우스에서 좋은 영향을 미쳤다. 앞으로 일주일에서 열흘 정도 어떻게 할지 계속 지켜볼 것이다"고 말했다.
이치로로선 앞으로 열흘 내에 성적을 내야 한다. 빅리그 커리어 종료가 달린 생존 싸움이다. /waw@ose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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