명품 아역 배우에서 성인으로, 별 탈 없이 잘 자랐다고 생각되던 여진구에게도 남 모를 고민이 있었다. 처음으로 출연하게 된 예능 프로그램에서 자신이 만들어놓은 틀을 하나 하나 깨나가며 성장하고 있는 여진구이기에 더욱 찡했던 고민이었다.
여진구는 지난 24일 방송된 tvN 예능 프로그램 '현지에서 먹힐까?'에서 홍석천, 이민우와 방샌 해변 장사를 무사히 마치고 숙소로 돌아왔다. 여전히 여러가지 우여곡절이 많았던 세 사람은 피곤함에 말도 제대로 못할 지경이었다.
홍석천이 먼저 잠이 든 후 여진구와 이민우는 따로 맥주를 기울이며 대화를 나눴다. 이에 앞서 이민우는 여진구에게 셔플 댄스를 가르쳐줬고, 아직은 춤 추는 것이 부끄러운 여진구는 제작진에게 "절대 내보내지 말아달라"고 신신당부했다. 이유는 "친구들이 놀리기 때문"이란다.
"어렸을 때부터 대선배들과 같이 연기를 하다보니.."라고 운을 뗀 여진구는 한참을 머뭇거리다가 "저를 약간 가두는 스타일이다. 그래서 주변 분들에게 섭섭하다는 얘기를 많이 듣는다"고 고민을 털어놨다. 이어 그는 "작품에서 망가지는 모습은 아무렇지 않은데 평소 제 모습을 드러내기가 쉽지 않다"라고 덧붙였다.
그러면서 여진구는 편안한 분위기를 만들어주고 함께 망가져주는 두 형들에게 고마운 마음을 전했다. 조용히 여진구의 말을 들어주던 이민우는 "처음부터 '편해져야지' 하고 맞출 필요는 없다. 자기 기준을 애써 바꾸려고 할 필요도 없다"라고 경험에서 우러나온 진솔한 조언을 건넸다.
사실 여진구는 홍석천에게도 걱정의 대상이었다. 이민우와는 워낙 오랫동안 알고 지낸 친한 형, 동생 사이이기에 뭘 해도 괜찮다는 편안함이 있지만 여진구는 그렇지 않았던 것. 그런데 하루 하루 함께 장사를 해나가다 보니 어느샌가 자신을 내려놓은 여진구였다고. 그렇게 처음의 걱정은 온데간데 없이 사라졌다는 것이 홍석천의 설명이다.
그만큼 여진구가 두 형들과 현지에 너무나 잘 적응하고 있다는 의미다. 아직은 부끄러움도 많고, 서툰 부분도 많지만 마음이 잘 맞는 누군가와 하나하나 이뤄나간다는 것에서 오는 기쁨을 만끽하고, 자신도 모르게 한뼘씩 성장해가고 있는 여진구다. 그리고 이런 막내를 잘 이해하고 이끌어주는 두 형, 홍석천과 이민우가 있기에 '현지에서 먹힐까?' 역시 시청자들에게 꽤나 매력적인 프로그램으로 평가받고 있다. /parkjy@osen.co.kr
[사진] '현지에서 먹힐까?' 캡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