개막 후 한 달이 조금 지났다. 30경기 남짓 치른 가운데, 이변의 순위 싸움이 펼쳐졌다. 아직 시즌이 1/3도 지나지 않은 만큼 지금의 순위가 고착화되기는 어렵지만, 예상 외로 전개된 순위 싸움은 또 하나의 관전 포인트가 됐다.
▲ '가을야구 갈까?' 한화-KT
올 시즌 나란히 최하위 후보로 꼽혔던 한화와 KT. 그러나 지금까지는 잘 달리고 있다. KT는 15승 16패, 한화는 14승 15패로 각각 5할 승률에서 1승이 부족하다.
KT는 강력한 타선의 힘을 톡톡히 보고 있다. 투수 평균자책점이 5.40로 전체 9위에 머무르고 있지만, 팀 홈런이 49개로 SK(57개)에 이어서 2위에 올라 있다.
특히 유한준이 초반 맹타를 휘두르며 타율 4할4푼7리로 전체 타율 1위에 오르는 맹타를 휘두르고 있고, 올 시즌을 앞두고 KT와 4년 88억원이라는 '대형 계약'을 맺은 황재균도 타율 3할2푼으로 힘을 보태고 있다. 전반적으로 타선의 짜임새가 좋아졌다는 평가다.
반면 올 시즌 특별한 전력 보강없이 '리빌딩'을 외쳤던 한화도 초반 순항을 거듭하고 있다. 타격 7위(.279), 팀 평균자책점 7위(4.93)로 세부 지표가 썩 좋은 편은 아니지만, 탄탄한 불펜진을 바탕으로 경기 후반까지 상대를 압박하고 있다. 한화는 10개 구단 중 유일한 3점대(3.78) 불펜 평균자책점을 자랑하고 있다.
여기에 외국인 선수 제라드 호잉이 타율 3할5푼3리 9홈런으로 타격은 물론, 빠른 발을 이용한 넓은 수비 범위를 자랑하면서 팀의 공·수 양면 중심을 잡고 있다. 아울러 외인 선발 듀오 키버스 샘슨과 제이슨 휠러도 조금씩 안정을 찾고 있어 지금의 기세를 이어갈 힘을 만들어가고 있다.
▲ '예상 외 주춤' KIA-롯데
지난해 8년 만에 통합 우승을 이끈 KIA. 올 시즌 우승 전력을 그대로 유지하는데 성공했지만, 현재 6위로 주춤하다. 무엇보다 타선에서의 응집력이 떨어졌다. 팀 타율은 2할9푼6리로 전체 2위에 올라있지만, 득점권 타율이 2할6푼7리로 전체 7위에 머무르고 있다.
이 밖에 지난해 우승 주역이었던 외국인 3인방의 활약도 아쉽다. 팻딘이 그나마 2승 1패 평균자책점 3.65로 안정감을 보여줬지만, 지난해 20승을 거뒀던 헥터 노에시가 6경기에서 2승 1패 평균자책점 4.86으로 흔들렸다. 외국인 타자 버나디나는 4월 막바지 시동을 걸기 시작했지만, 4월 중순까지 2할 중반대 타율로 힘을 보태지 못했다.
비록 4월은 아쉬웠지만, 토종 선발 임기영이 부상을 털고 돌아왔고, 한승혁도 선발 투수로 정착하면서 5월 반등 발판은 마련했다.
지난해 후반기 가을야구 돌풍을 이끌었던 롯데는 12승 17패로 9위에 머무르고 있다. 시즌 전 포수 강민호가 FA 자격을 취득해 떠났지만, 민병헌을 영입해 타선 약화를 최소화했다.
어느정도의 성적은 나오겠다 싶었지만, 이대호와 외국인 선수 번즈의 부진이 맞물렸고, 토종 에이스 역할을 했던 박세웅도 부상으로 빠졌다. 개막 직후 7연패에 빠진 롯데는 지난 25일 개막 후 32일 만에 시즌 10승을 챙기면서 간신히 최하위 탈출에 성공했다.
롯데 역시 5월 반등을 노리고 있다. 개막 초반 부진했던 이대호, 민병헌이 정상 궤도로 올라왔고, 신본기가 타율 3할3푼3리, 4홈런, 21타점으로 쏠쏠한 활약을 펼치고 있다. 여기에 이병규도 타율 3할4푼6리, 5홈런으로 '복덩이' 역할을 하고 있다.
동시에 마운드에서는 노경은이 선발로 안정적으로 정착하기 시작했고, 오현택도 12경기 5홀드 평균자책점 3.07로 허리를 든든하게 지키면서 마운드 변수를 최소화하고 있다. / bellstop@osen.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