메이저리그(MLB) 무대를 경험하고 돌아온 세 선수의 시즌 초반이 엇갈리고 있다. 김현수(30·LG)는 맑음, 박병호(32·넥센)는 흐림이다. 황재균(31·KT)은 그 중간쯤 어딘가에 있다.
올 시즌 KBO 리그의 큰 화두는 유턴파 선수들이었다. MLB에서의 성공을 꿈꾸며 차례로 태평양을 건넌 슈퍼스타들은 이런 저런 사정에 나란히 KBO 리그 복귀를 선언했다. 자유계약선수(FA) 신분이었던 김현수는 LG, 황재균은 KT 이적을 선택하며 뜨거운 스토브리그를 만들었다. 포스팅시스템(비공개경쟁입찰)로 MLB에 갔던 박병호는 예상치 못한 계약 파기까지 감수하며 원 소속팀 넥센으로 복귀했다.
적어도 금전적인 부분에서는 자존심을 회복한 세 선수였다. 김현수는 4년 총액 115억 원에, 황재균은 4년 총액 88억 원에 각각 계약을 마쳤다. 박병호도 연봉 15억 원의 좋은 대우를 받았다. 하지만 시즌 초반 행보는 다소 엇갈린다. 특히 김현수와 박병호가 그렇다.

김현수는 “이맛에 FA를 산다”는 말이 절로 나오는 활약이다. 9일까지 39경기에서 타율 3할5푼8리, 6홈런, 23타점, OPS(출루율+장타율) 1.026을 기록하며 LG 타선에 힘을 불어넣고 있다. LG가 김현수를 영입할 당시 기대했던 성적이 거의 그대로 나오고 있다는 평가다. LG 타선이 강한 편은 아니라 효과는 더 극적인 측면이 있다.
아직 시즌 초반이기는 하지만 정교함과 장타를 모두 잡아가는 추세다. 타율은 리그 4위, 득점은 공동 3위, 출루율 4위로 타격 기계의 면모를 유감없이 발휘하고 있다. 장타율 또한 리그 9위에 올라 있을 정도로 균형 잡힌 타격을 보여주고 있다. 수비에서도 몇 차례 강한 인상을 남겼다. 이 성적만 유지한다면 115억 원에 따르는 의구심을 깨끗하게 날릴 수 있다.
반면 박병호는 부상에 발목이 잡혔다. 지난 4월 13일 두산과의 경기에서 허벅지 근육이 찢어지는 부상으로 현재까지 복귀하지 못하고 있다. 당초 이번 주 복귀가 예고됐으나 최근 퓨처스리그(2군) 경기를 소화하다 다리 쪽에 이상을 느껴 재활이 길어졌다. 박병호의 합류를 학수고대하고 있는 넥센의 한숨도 길어지고 있다.

박병호는 부상 전까지 18경기에서 타율 2할8푼8리, 4홈런, 13타점의 성적을 남겼다. 타율이 3할을 밑돌지만 출루율은 4할6푼8리로 매우 높았다. 16개의 삼진을 당하는 동안 사사구만 20개였다. 그만큼 상대 투수들이 박병호를 경계했다는 의미다. 이처럼 차분하게 때를 기다렸던 타이밍이라 더 아쉽다. 1군에 복귀한 뒤 빠르게 실전 감각을 찾아가는 것이 우선이다.
황재균도 괜찮은 활약이다. 37경기에서 타율 3할3푼1리, 3홈런, 14타점, 7도루를 기록했다. 0.915의 OPS를 나쁜 성적이라고 말하기는 어렵다. 실제 MLB 진출 직전인 2016년 성적과는 상당 부분 유사한 성적이다. 다만 아직 득점권(.227)과 장타 생산에서 좀 더 강한 인상을 보여줘야 한다는 지적은 숫자상 일리가 있다. 신분이나 위상도 바뀌었다. 4년 88억 원의 선수가 된 만큼 2016년보다 더 강한 압박 속에 시즌을 치르는 것이 불가피하다. /skullboy@osen.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