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좌전안타 47%' 최형우, 시프트 피하려다 홈런 줄었나?
OSEN 이선호 기자
발행 2018.05.14 07: 03

KIA 4번타자 최형우가 장타 본능을 회복할까?
김기태 KIA 감독은 지난 13일 삼성과의 대구경기에서 8-7로 역전승을 거두자 승리의 비결은 최형우의 타격이라고 칭찬했다. 3회 역전 스리런포와 7회 동점솔로 홈런을 터트려 승리를 이끌었다. 멀티포는 올해 처음이었다. 모처럼 최형우의 장타로 승리를 거두자 반색하지 않을 수 없었다. 
전날(12일)까지 최형우는 최형우스럽지 못한 행보를 보였다. 타율은 3할5푼으로 리그 9위였다. 그러나 홈런은 4개 뿐이었다. 타점도 20개에 불과했다. 출루율 4할1푼3리였지만 장타율은 4할9푼6리였다. OPS는 .909에 그쳤다. 1.000이 넘지 못했다. 득점권 타율도 3할2리에 불과했다. 부상으로 열흘넘게 이탈했던 안치홍보다 모든 부문에서 뒤졌다. 

특히 홈런이 4월 11일 대전 한화전 이후 한 달 넘게 침묵했다. 최형우의 장타실종은 팀에 주름살을 안겼다. 팀 타율이 3할은 넘었지만 파괴력이 현격히 떨어졌다는 소리를 들었다. 4번타자로서 화끈한 한 방으로 상대를 위협하지 못하면서 위압감이 떨어질 수 밖에 없었다. 
최형우는 왜 장타력이 떨어졌을까? 나이가 들면서 자연스럽게 스윙스피드가 줄었을 수도 있다. 힘과 스피드가 떨어지면 타구의 비거리와 스피드에 영향을 미칠  수 있다. 스윙의 궤도도 있을 것이다. 기술적인 부분에 심리적인 부분까지 더해지며 장타 부진이라는 결과가 나올 수 있다. 여기에 나지완, 안치홍, 이범호에게 찬스를 만드는 역할도 하겠다는 의중도 반영됐다.   
최형우의 안타 분포도에서 답을 찾을 수 있다. 최형우는 작년에 비해 올해 좌전안타 비율이 눈에 띄게 많아졌다. 작년은 49개(홈런 6개)를 왼쪽으로 보냈다. 전체 27.8% 수준이었다. 그러나 올해는 51개의 안타 가운데 24개가 왼쪽이었고 무려 47%였다. 6개의 홈런 가운데 3개가 밀어친 것이었다.  
밀어친 안타가 많아진 것은 상대의 수비 시프트(내야 수비수들을 극단적으로 우측으로 집결)를 벗어나기 위한 나름대로의 공략법이라고 볼 수 있다. 그렇다면 성공했다. 그러나 밀어치기에 치중하면서 장타력이 떨어진 것만은 분명해 보인다. 밀어친 타구가 많아진다면 당연히 손목의 쓰임새나 스윙의 궤도가 달라질 수 밖에 없다. 홈런은 끌어당기는 타자들에게서 많이 나온다. 
이날 3회 우월 3점홈런은 전형적인 끌어당기기 스윙이었다. 홍보팀의 전언에 따르면 최형우도 100%는 아니지만 스윙이 많이 좋아졌다면서 고무적인 표정을 지었다고 한다. 그동안 최형우의 부족한 홈런은 안치홍과 김주찬 등이 커버해왔다. 최형우가 이번 멀티홈런을 통해 자존심을 회복하고 본격적인 장타쇼를 보일 것인지 관심이다.   /sunny@ose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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