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은 지역 야구 저변 확대를 위해 2012년부터 포항구장을 제2 홈구장으로 사용하고 있다. 이승엽은 현역 시절 '포항의 사나이'라 불릴 만큼 포항 경기에서 강한 면모를 드러냈다. 포항과는 아무런 인연이 없으나 포항 경기에서 펄펄 날았다. 통산 타율 3할6푼2리(141타수 51안타) 15홈런 45타점 44득점의 괴력을 발휘했다. 이쯤 되면 '제2의 고향'이라고 할 만하다.
이승엽은 "특별한 이유는 모르겠지만 포항구장 타석에 서면 기분이 좋다. 컨디션이 안 좋으면 포항에 와서 특타를 해야겠다"고 농담을 던지기도 했다. 그는 2015년 6월 3일 포항 롯데전서 KBO리그 사상 최초로 개인 통산 400홈런을 달성하기도 했다. 15일부터 LG와 치르는 주중 3연전이 포항구장에서 열린다. 과연 이승엽의 뒤를 이을 포항의 사나이는 누가 될까.
통산 성적을 살펴보면 박해민이 가장 유력한 후보로 꼽힌다. 포항구장 통산 타율 4할3푼4리(99타수 43안타) 11타점 31득점 13도루로 펄펄 날았다. 박해민은 "아무래도 선수들 모두 포항구장에 대해 좋은 기억이 있다. 또한 포항팬들이 야구 경기를 접할 기회가 많지 않다 보니 더 이기는 모습을 보여 드리고 싶다"고 말했다. 박해민은 지난해 11월 포항지역 지진피해 구호 성금 1000만원을 기탁해 훈훈한 감동을 선사하기도 했다.
강민호 또한 빼놓을 수 없는 후보 가운데 한 명이다. 그는 포항과 인연이 깊다. 제주가 고향인 강민호는 포철중-포철공고 출신이다. 그리고 포항구장에서 좋은 기억이 많다. 통산 타율은 3할8푼5리(39타수 15안타)로 높다. 또한 4차례 대포를 쏘아 올렸다. 삼성을 제외한 9개 구단 선수 가운데 가장 많은 수치다. 그리고 강민호의 포항구장 OPS(출루율+장타율)은 무려 1.301에 이른다. 강민호 또한 포항 지진피해 복구 성금 1억원을 쾌척한 바 있다.
최근 분위기라면 박한이가 새로운 '포항의 사나이'가 될 가능성이 높다. 지난주 타율 5할7푼9리(19타수 11안타) 1홈런 6타점 5득점으로 10개 구단 타자 가운데 가장 정교한 타격을 과시했다. 그는 "최근 감독님, 타격 코치님과 함께 좋은 폼을 찾기 위해 노력했다. 타석마다 살아 나가서 팀 보탬이 되는 게 내 몫이라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전성기에 비할 바는 아니지만 그의 기량은 아직도 녹슬지 않았다.
이승엽의 계보를 이을 구자욱의 방망이도 뜨겁다. 부상 복귀 후 타율 4할5푼8리(24타수 11안타) 4타점 5득점의 고감도 타격을 뽐냈다. 구자욱이 가세한 뒤 타선의 짜임새가 한층 더 좋아졌다. 포항구장 통산 성적을 살펴보자. 타율 3할1푼3리(80타수 25안타) 4홈런 13타점 24득점으로 좋은 모습을 보여줬다. /what@osen.co.kr
[사진] 박해민-강민호-박한이-구자욱.