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롯데맨' 송승준의 생각, "프로? 욕은 격려의 표현이고 당연"
OSEN 조형래 기자
발행 2018.06.17 06: 21

어느덧 '롯데맨'으로서 12년차. 미국 생활을 했던 시간을 제외하면 롯데가 프로 생활의 전부였던 그다. 롯데 자이언츠 송승준(38)은 익숙했던 선발 대신 불펜으로 보직을 전환했지만 특유의 자신감, 그리고 팀에 대한 사랑을 잃지 않고 있다.
송승준은 올 시즌 선발로 시즌을 시작했지만 허벅지 부상으로 팀을 이탈했다. 그리고 다시 돌아왔지만 이내 불펜 투수로 보직이 전환돼 1군에 남아 있다. 송승준은 지난 15일 문학 SK전 선발 박세웅에 이어 두 번째 투수로 등판해 4이닝 38구 1피홈런 3탈삼진 1실점 역투를 펼치면서 자신의 올 시즌 첫 승을 따냈다.
무엇보다 당시 무사 만루의 절체절명의 위기 상황에 올라왔고 팀의 불펜진이 궤멸된 가운데 마운드에 올랐다. 그리고 송승준은 우려를 기대로 바꾸며 팀의 14-6 대승을 이끌었다. 14일 경기에서 팀이 6점 차 대역전패를 당했고 또 당시 2이닝 32구를 소화했던 그였기에 부담이 많았지만 개의치 않고 그의 역할을 다했다. 

15일 경기 전 만난 송승준은 "사실 지난해 불펜으로 시작했을 때 퍼펙트한 것을 원했서 안 좋았다"면서 "무사 만루에서는 처음 올라가봤는데 1~2점을 주더라도 아웃카운트를 잡으려고 했고 불펜이 힘든 상황이라서 최대한 길게 가려고 했는데 좋은 결과가 나왔다"고 말했다. 
연투에 대해서도 "걱정을 했는데 정말 아무 생각 없이 던졌다. 해보자고 했던 것이 생각보다 괜찮았다. 선발 등판 이후 팔이 뭉친 것과 같다"고 전했다.
현재 롯데 불펜진은 불안감을 감출 수 없다. 기존 오현택-진명호-손승락의 필승조가 완전히 와해됐고, 다른 불펜 투수들 역시 안정감을 좀처럼 찾지 못했다. 불펜진의 방화로 뒤집힌 경기가 부쩍 많아졌다. 지난해, 그리고 올해 5월의 상승세를 이끈 불펜진의 모습은 온데간데 없었다. 
당연히 현재 불펜 투수들은 현 상황에 대해 부담을 많이 가질 수밖에 없다. 오현택과 진명호는 올해 롯데라는 팀에서 처음으로 중압감을 가진 상황에서 마운드에 오르고 있다. 팬들의 관심도를 생각하면 부담과 중압감은 선수생활을 하면서 느껴보지 못했을 요소다. 송승준은 12년 차 롯데맨으로서, 그리고 부산 사나이로 어떻게 마음을 가져야 하는지를 전했다.
그는 "롯데 선수로 12년 동안 경험했고 어릴 때부터 부산에서 자라서 팬분들의 성향을 잘 알고 있다. 열광적인 팬분들이기 때문에 격려의 한 마디가 선수들에게 상처가 될 수 있다"고 운을 뗐다.
그리고 이내 "하지만 이런 욕과 격려의 목소리도 야구를 할 때 들을 수 있는 말이지 은퇴하면 들을 수 없다. 선수할 때 욕먹는 것은 다 관심의 표현이기 때문에 행복한 것이다"면서 자신이 그동안 포스트시즌에서 좋지 않은 모습을 보였던 부분을 웃으며 예로 들었다.  
또한 그는 "사실 그렇게 욕을 먹을 때가 그립고 행복했다. 관심을 받지 못하고 은퇴를 하면 그런 욕도 못 듣는다"면서 "만약 은퇴를 하고 나면 팬분들의 욕도 그리울 것 같다. 프로는 욕 먹는 것이 당연하고 만회하면 응원을 해주신다"고 말하며 지금의 부담감, 그리고 팬들의 관심은 당연하다고 강조했다. 
젊은 투수들, 그리고 경험이 일천한 선수들이 많은 투수진 상황에서 현재의 저조한 성적은 당연히 부담감으로 다가오지만, 그는 현재 투수진의 가능성을 믿고 있다.
송승준은 "아직 시즌은 길다. 주위에서 걱정을 하고 우리도 걱정을 안하는 것은 아니지만 그래도 동요하지 않고 자신들이 할 것만 하면 시즌을 잘 끌고 갈 수 있을 것 같다"면서 "우리 투수들이 멘탈도 강하고 자신감이 있는데 결과가 안 좋아서 그런 것 같다. 잘 될 때도 있고 안 될 때도 있다. 그런 과정을 나도 거쳤다. 자신감을 갖고 긍정적으로 하다보면 앞으로 잘 풀릴 것 같다. 시행착오라고 생각한다"고 말하며 젊은 투수들, 그리고 팀에 자신감을 불어넣었다. 
송승준은 익숙하지 않은 불펜 투수 보직임에도 생각을 긍정적으로 하고 있다. 그는 "다르게 생각하면 한없이 달라진다. 지금의 현실을 직시하고 팀에 도움이 될 수 있는 것만 생각하려고 한다"면서 마음을 다잡았다.
그리고 이 긍정의 힘은 팀에도 영향을 미칠 것임을 알고 있다. "지난해 역시 어떤 계기를 통해서 치고 올라갔는데 (이)대호, (손)승락이 필두로 힘을 내면 계기가 생길 것이다. 우리는 치고 올라갈 힘이 있는 멤버다. 할 수 있다고 생각한다"고 전한 송승준이다.
이어 롯데 팬들에게도 당부의 말을 전한 그다. "팬 여러분들도 조바심 내지 마시고 시즌이 끝나고 성적이 안나오면 그때 욕을 해주셨으면 좋겠다. 욕 먹을 준비는 프로이기 때문에 돼있다. 가족의 마음으로 힘을 합쳐서 함께 갔으면 한다"고 힘주어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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