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랑스의 마지막 월드컵 우승은 자국에서 열린 1998년 대회였다. 킬리안 음바페(20·PSG)는 디디에 데샹 현 프랑스 감독이 우승 트로피에 입을 맞춘 순간, 이 세상에 없었다. 아직 태어나기 5개월 전이었다.
그런 음바페가 위기의 프랑스를 구해냈다. 젊고 재능 있는 선수들을 위주로 세대교체에 박차를 가하고 있는 프랑스가 올바른 방향으로 나아가고 있다는 것을 상징하는 순간이었다.
음바페는 22일(이하 한국시간) 러시아 에카테린부르크 아레나에서 열린 ‘2018 러시아 월드컵 조별리그 C조’ 페루와의 경기에서 전반 34분 결승골을 잡아내며 팀의 1-0 승리를 이끌고 16강 진출 확정에 큰 공을 세웠다. 이날 오른쪽 날개로 선발 출전한 음바페는 득점뿐만 아니라 활발한 움직임으로 왜 자신에게 어마어마한 가격표가 붙어 있는지를 증명했다.
아직 만 20번째 생일을 맞이하지 않은 음바페는 지난 시즌 대활약했다. 전 유럽이 주목하는 유망주에서, 어느덧 유럽 최고의 선수들과 경쟁할 수 있는 위치까지 올라섰다. 이번 월드컵 출전도 이견의 여지가 없었다. 호주전에서는 프랑스 역사상 가장 어린 나이에 월드컵 무대를 밟은 선수로도 기록됐다. 그러나 활약이 좋지 않았다.
호주의 빡빡한 수비벽 앞에 음바페는 좀처럼 개인 능력을 과시하지 못했다. 이날 전체적으로 답답한 경기 내용을 선보인 프랑스였고, 음바페는 현지 언론의 비난도 받아야 했다. 일부 프랑스 언론에서는 이날 경기에 음바페가 선발서 빠질 것이라 예상할 정도였다. 하지만 데샹 감독은 음바페를 신뢰했고, 음바페는 그 믿음에 보답했다.
승점 3점이 반드시 필요했던 페루는 호주에 비해 상대적으로 공간이 넓었다. 그리고 음바페의 컨디션도 호주전보다는 많이 올라와 있었다. 경기 초반부터 화려한 개인기를 선보이며 경쾌한 발걸음을 과시한 음바페는 폭발적인 스피드로 상대 수비의 가장 큰 골칫덩어리로 떠올랐다. 그리고 전반 34분 지루의 슈팅이 상대 수비수를 맞고 반대편으로 흐르자 페루 수비수들에 앞서 이를 밀어넣어 득점까지 기록했다.
음바페는 이날이 태어난 지 19년 183일을 지나는 시점이었고, 프랑스의 월드컵과 유럽선수권 역사상 최연소 득점자로 기록됐다. 음파베는 후반에는 왼쪽 측면까지 부지런히 누비며 팀의 공격력 및 기동력 유지를 거들었다. 음바페는 후반 29분 뎀벨레와 교체돼 경기를 마쳤다. 나가는 순간까지 최대한 시간을 끄는 모습으로 페루를 괴롭혔다. /skullboy@ose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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