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승엽에 박용택까지' 대기록 앞 롯데의 얄궂은 운명
OSEN 조형래 기자
발행 2018.06.22 08: 19

무수한 기록들이 나오고 해를 거듭할수록 기록들이 누적돼 역사를 만드는 스포츠가 야구다. 새로운 역사가 쓰여질 때마다 축하를 보내는 것은 당연한 일. 그러나 반대로 기록과 역사에는 희생양이 되는 선수 혹은 구단들이 있다. 롯데는 다시 한 번 대기록의 반대편에서 맞서 싸워야 하는 상황에 놓였다.
롯데는 22~24일, 잠실구장에서 LG 트윈스와 3연전을 치른다. 수도권 9연전의 마지막을 장식하는 주말 3연전이다. 명경기를 양산했던 매치업인만큼 관심이 쏠리는 것은 당연하다.
하지만 롯데는 이번 3연전에서 철저한 조연이다. 바로 LG 트윈스의 '캡틴' 박용택의 통산 최다 안타 기록이 달려있기 때문. 현재 박용택은 2,317안타를 기록하며 양준혁이 갖고 있는 통산 최다 안타 타이 기록에 단 1개만을 남겨두고 있다. 주중 열린 청주 한화 3연전에서 5개의 안타를 기록하면서 기록 달성을 롯데와의 주말 3연전으로 미뤘다. 

2002년 입단한 박용택은 데뷔 시즌 4월16일, 문학 SK전에서 2루타로 첫 안타를 신고했고 이후 17시즌을 활약하며 기록들을 쌓아왔다. 이제 통산 최다 안타 타이 기록은 물론 신기록 작성까지 이번 롯데와의 3연전에서 노려볼 수 있게 됐다.
그런데 롯데는 이미 대기록의 희생양으로 역사의 반대편에 이름을 남긴 적이 있다. 시간을 지난 2003년 10월 2일로 돌려보자. 롯데는 당시 대구 시민구장에서 삼성과 맞대결을 펼쳤다. 시즌 마지막 경기였는데, 이승엽의 아시아 한 시즌 최다 홈런 신기록까지 걸려있었다. 결국 선발 투수였던 이정민이 이승엽에게 시즌 56호 홈런을 맞으면서 당시 아시아 한 시즌 최다 홈런 신기록을 허용한 상대팀이 됐다.
이승엽의 신기록과 얽힌 것은 2003년이 끝이 아니었다. 비교적 최근인 지난 2015년, 이승엽의 전대미문의 KBO리그 통산 400홈런 대기록의 상대팀이기도 했다. 2015년 6월 3일, 포항구장에서 열린 삼성과의 경기에서 3회말 구승민이 이승엽에 우월 솔로포를 맞았다. 롯데는 이승엽이 작성했던 대기록에 두번이나 대척점에 섰던 팀이었다. 
조원우 롯데 감독은 지난 21일 경기를 앞두고 기록의 상대팀이 될 것 같다는 얘기를 취재진이 건네자, "그런 기록들에 신경쓰지 않고 우리의 경기를 해야 한다"고 말했다. 상대팀의 대기록에 의식하지 않으려는 모습을 보였다. 대기록 앞에서 경기 분위기가 어수선해질 수도 있음을 경계하는 것이기도 했다.
일단 21일 수원 KT전에서 더스틴 니퍼트가 도전했던 외국인 투수 첫 통산 100승 기록의 상대팀은 되지 않았다. 하지만 곧바로 박용택의 통산 최다 안타 대기록과 직면하는 얄궂은 운명이다. 과연 롯데는 다시 한 번 대기록의 상대팀으로 역사의 반대편에 이름을 남기게 될까. /jhrae@ose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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