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 번의 파울로 큰 비난에 시달리고 있는 스웨덴 대표팀의 미드필더 지미 두르마즈(29·툴루즈)가 격앙된 반응을 보였다. 스웨덴 축구협회는 ‘악플’ 누리꾼들에 대한 고소 절차에 착수했다.
두르마즈는 25일(이하 한국시간) 스웨덴 축구협회 홈페이지에 공식 성명을 통해 최근 도가 넘은 비판에 대해 “완벽히 받아들일 수 없다”고 호소했다.
두르마즈는 지난 24일 열린 독일과의 경기에서 치명적인 파울로 고개를 숙였다. 후반 중반 교체로 피치를 밟은 두르마즈는 1-1로 맞선 경기 종료 직전 좌측을 파고들던 티모 베르너(독일)를 막다 걸어 넘어뜨려 프리킥을 내줬다. 그대로 경기가 끝났다면 아무 일도 없었겠지만, 이 프리킥을 토니 크로스가 득점으로 연결시키면서 스웨덴이 1-2로 졌다.
성난 팬들은 두르마즈의 사회관계망서비스(SNS) 계정에 원색적인 비난을 퍼부었다. 스웨덴 국적이지만 부모가 터키인인 두르마즈는 인종차별적 비난에 시달렸으며, 여기에 두르마즈는 물론 가족까지 가만히 두지 않겠다는 섬뜩한 협박까지 이어졌다. 스웨덴 축구협회가 강경한 대응을 천명한 가운데 두르마즈 또한 이들을 공개적으로 비난했다.
두르마즈는 성명에서 “당신들이 나를 위협할 때, 나를 아랍의 악마, 테러리스트, 탈레반이라고 부를 때 이미 도를 넘어섰다. 더 나쁜 것은 당신들의 나의 가족, 내 아이를 뒤쫓고 위협한다는 것이다. 과연 누가 그런 짓을 하는가? 나는 받아들일 수 없다”고 가족에 관한 위협에 성난 심정을 드러냈다.
이어 두르마즈는 “나는 스웨덴 사람이며, 스웨덴 대표팀을 위해 뛰는 것에 대해 자부심을 가지고 있다. 그것이 축구선수로서 할 수 있는 가장 큰 일이라고 생각한다”고 일각에서 제기한 충성심 문제에 선을 그으면서 “이러한 자부심을 파괴하는 그 어떤 일도 용납하지 않을 것이다. 우리는 모든 종류의 인종차별에 맞서야 한다”고 강조했다.
한편 스웨덴 축구협회는 “우리 선수가 위협과 불법에 노출되는 것을 묵과하지 않을 것이다. 두르마즈에 대한 (팬들의) 대우는 매우 불쾌하고 당황스럽다. 완전히 받아들일 수 없다”면서 경찰 수사를 의뢰했다고 공식 발표했다. /skullboy@osen.co.kr
[사진] ⓒGettyimages(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