잘 나가던 크리스티아노 호날두(33·포르투갈)가 안도의 한숨을 쓸어내렸다. 충돌 상황에 대해 영국 BBC의 한 패널은 “퇴장 상황이 아니었다”고 분석했다.
포르투갈은 26일(이하 한국시간) 이란과의 조별리그 B조 마지막 경기에서 1-1로 비겼다. 같은 시간 열린 스페인-모로코전이 2-2 무승부로 끝남에 따라 포르투갈은 조 2위로 16강 진출을 확정지었다.
아쉬운 경기였다. 전반 45분 콰레스마의 감각적인 골이 터질 때까지만 해도 포르투갈이 이 경기를 쉽게 가져가는 듯 했다. 하지만 이란의 거센 반격에 고전한 포르투갈은 오히려 후반에는 더 많은 기회를 내주며 궁지에 몰렸다. 끝내 후반 추가 시간에 페널티킥으로 한 골을 실점, 조 1위 등극 기회가 날아갔다. 이로써 포르투갈은 러시아보다 더 까다로운 우루과이를 16강에서 만난다.
호날두도 어려운 경기였다. 이날 동료들과의 연계가 되지 않아 공을 잡을 기회조차 많지 않았다. 후반 4분 페널티킥을 얻었으나 이를 실축하며 고개를 숙이기도 했다. 여기에 자칫 잘못했으면 퇴장을 당할 뻔한 아찔한 상황도 있었다. 후반 막판 모르테자 푸랄리간지와의 볼 경합 과정에서 오른쪽 손이 푸랄리간지를 가격하는 듯한 장면이 있었기 때문이다.
VAR 판독 끝에 이날 주심인 카세레스 엔리케(파라과이) 주심은 옐로우 카드를 꺼내들었다. 엔리케 주심은 몇 차례나 해당 장면을 돌려봤다. 그만큼 경고와 퇴장 사이에서 많은 갈등이 있었음을 시사하는 대목이었다. 다만 고의성은 없다고 봐 경고를 주는 선에서 이 상황을 마무리했다. 이란 선수들이 항의했지만, 호날두를 경기장에서 몰아내지는 못했다.
보는 관점에 따라 판정이 달라질 수도 있는 장면이었다. 아마도 이란 팬들은 호날두에게서 고의성을 느꼈을 수도 있었을 것이고, 포르투갈 팬들은 볼 경합 과정에서 자연스레 손이 간 것이 뭐가 문제냐고 따질 수도 있었을 것이다. 영국 언론인 ‘익스프레스’도 경기 후 “호날두가 운 좋게 레드카드를 피했다. 이란 선수들은 이 판정에 대해 명백히 화가 난 모습이었다”고 전했다.
다만 이에 대해 BBC의 분석가로 오랜 기간 활동하고 있는 마크 로렌슨은 “고의가 아닌 사고”라고 규정했다. 로렌슨은 “공이 한참이나 지나간 다음에 일어난 일이었다”면서 “호날두가 고의로 얼굴을 가격했다고는 생각하지 않는다”고 자신의 견해를 밝혔다. 같은 이유로 주심도 퇴장을 주지 않았을 것이라는 판단이다.
만약 퇴장이 나왔다면 포르투갈이나 호날두나 엄청난 타격이었다. 당장 10분 이상이 남은 이 경기는 물론, 16강전에도 나설 수 없었기 때문이다. 그러나 어쨌든 퇴장은 면하면서 우루과이와의 일전을 준비할 수 있게 됐다. /skullboy@ose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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