결전의 시간이 얼마 남지 않았다. 신태용호가 보여줄 '통쾌한 반란' 기회도 사실상 마지막이다.
신태용 감독이 이끄는 대표팀은 27일(한국시간) 밤 11시 러시아 카잔의 카잔아레나에서 열리는 2018 러시아 월드컵 F조 조별리그 최종전 독일과 경기에 나선다.
스웨덴과 멕시코에 잇따라 패한 한국은 사실상 16강 가능성이 희박해졌다. 그렇다고 희망이 완전히 사라진 것은 아니다. '한국이 독일을 꺾고 동시에 멕시코가 스웨덴을 이긴다'는 조건을 충족할 경우 단 1승만으로도 16강에 오를 수 있다.
하지만 이 조건은 그리 간단하지 않다. 우선 독일은 지난 대회 챔피언팀이다. 그리고 국제축구연맹(FIFA) 1위팀이다. 독일을 상대로 득점을 넘어 이긴다는 것 자체가 쉽지 않은 과제다. 거기다 멕시코가 스웨덴을 이긴다는 보장도 없다. 그래서 '1% 가능성', 혹은 '1% 희망'이라 표현하고 있다.
독일은 멕시코에 패한 뒤 스웨덴전에서 죽다가 살아났다. 더 이상 여유가 없다. 요아힘 뢰브 독일 감독은 "한국전에서 2점차 이상으로 이기겠다"는 출사표를 던져 전력을 다하겠다고 강조한 상태다.
신태용 감독은 지난 5월 서울시청 앞 서울광장에서 가진 월드컵 출정식에서 "다들 3전전패를 걱정한다. 우리 전사들이 스웨덴전부터 1승을 거둠으로써 환호하지 않을까 생각한다. 기대 이상의 좋은 성적을 내 통쾌한 반란을 일으키겠다"는 출사표로 기대감을 높인 바 있다.
현실은 그의 말만큼 녹록치 않았다. 유럽과 남미의 벽을 실감할 수밖에 없었다. 올인했던 스웨덴과의 1차전에서는 수비에 치중하다가 제대로 된 공격 한 번 해보지 못한 채 경기를 내줬다. 1-2로 패한 멕시코전은 그나마 좀 나아진 모습을 보였다. 하지만 스웨덴과의 1차전에서 왜 이렇게 하지 못했나 하는 아쉬움이 남았다.
신태용 감독은 독일전에 앞서 "독일이 강하다"고 인정하면서도 "공은 둥글다. 기회 올 것이라 믿고 있다. 멕시코가 독일을 이겼듯이 이기지 못할 법이 없다. 우리는 이기기 위해서 경기를 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아직 '통쾌한 반란'은 유효하다. 하지만 그렇지 못할 경우 느낄 반대급부 또한 만만치 않을 전망이다. 한국 축구팬들은 이미 4년전에 비슷한 경험을 한 적이 있다. 2014년 브라질 대회에서 홍명보호가 16강 기대감을 여지 없이 꺾은 바 있기 때문이다.
당시 홍명보 감독이 이끌었던 대표팀은 조별리그 1차전에서 러시아와 1-1로 비겨 기대감을 높였다. 하지만 1승 제물로 여겼던 알제리전에서 2-4로 완패한 뒤 벨기에전에서도 0-1로 져 16강이 좌절됐다. /letmeout@osen.co.kr
[사진] 카잔(러시아)=지형준 기자 /jpnews@osen.co.kr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