더스틴 니퍼트(36·KT)가 KBO 역대최고 외국인 투수가 됐다.
니퍼트는 29일 수원 wiz파크에서 벌어진 ‘2018시즌 신한은행 MY CAR KBO리그’ KT전에서 7이닝 5피안타 2볼넷 5삼진 2실점으로 호투했다. 니퍼트는 KT가 5-2로 앞선 8회 교대해 승리투수 요건을 채웠다. KT가 최종 7-3으로 승리하며 니퍼트가 통산 100승을 달성했다.
대기록이 쏟아진 역사적인 날이었다. 니퍼트는 1회만 2실점하며 불안하게 출발했다. 노진혁에게 2루타를 맞고, 나성범에게 볼넷을 줬다. 최준석의 타구가 니퍼트에 맞고 안타가 되는 불운도 따랐다. 권희동의 추가타까지 터져 NC가 2-0으로 달아났다. 니퍼트는 김성욱을 삼진으로 잡아 1회를 막았다.
통산 997삼진을 기록 중이던 니퍼트는 KT가 4-2로 앞선 3회 나성범과 최준석을 연속 삼진으로 잡아 대기록을 작성했다. KBO 역사상 통산 1천 탈삼진은 니퍼트가 32번째다. 외국선수로는 니퍼트가 최초달성이다.
니퍼트의 호투에 탄력 받은 KT 타선은 1회 황재균의 2타점 2루타가 터졌다. 5회 NC 포수실책에 이진영까지 홈인하며 니퍼트에게 힘을 실어줬다. 타선의 도움을 받은 니퍼트는 결국 통산 백승의 금자탑을 쌓았다. 승리가 확정되자 니퍼트는 주먹을 불끈 쥐고 환호했다. 우천취소로 두 번이나 등판이 미뤄진 끝에 얻어낸 대기록이라 의미가 더했다.
2011년 두산 유니폼을 입고 KBO리그에 데뷔한 니퍼트는 4년 연속 두 자릿수 승리를 달성하며 외인투수 신화를 이뤘다. 부상으로 6승에 그친 2015시즌을 제외하면 그의 공은 언터처블이었다. 특히 2016시즌 니퍼트는 22승 3패 평균자책점 2.95의 무시무시한 성적으로 두산의 우승에 기여했다. 니퍼트는 외국선수의 편견을 깨고 MVP까지 수상해 기쁨이 더했다.
시련도 있었다. 니퍼트는 2017시즌 14승 8패 평균자책점 4.05로 주춤했다. 두산의 한국시리즈 우승 불발에 니퍼트의 떨어진 구위도 영향을 줬다는 비관론이 잇따랐다. 결국 니퍼트는 7년 동안 뛴 두산 유니폼을 벗어야 했다. FA가 됐지만 니퍼트의 가치는 폭락했다. 그를 원하는 팀이 쉽게 나타나지 않았다. 우여곡절 끝에 KT에서 김진욱 감독의 부름을 받은 그는 새로운 유니폼을 입고 대기록의 주인공이 됐다.
올 시즌 니퍼트는 6승을 거두며 선발의 한 축을 이루고 있다. 통산 100승 달성으로 역대최고 외인투수에 등극한 니퍼트의 기록행진은 현재 진행형이다. / jasonseo34@osen.co.kr
[사진] 수원=곽영래 기자 youngrae@osen.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