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쯤되면 명실상부한 토종 최고 우완 중 하나다. 넥센 마운드의 현재이자 미래인 최원태(21·넥센)가 위력투로 올 시즌 토종 선수로는 처음으로 10승 고지를 밟았다.
최원태는 5일 고척스카이돔에서 열린 SK와의 경기에 선발 등판, 6이닝 동안 104개의 공을 던지며 4피안타 1볼넷 11탈삼진 무실점 역투를 선보이며 팀의 3-2 승리를 이끌었다. 자신의 시즌 10번째 승리. 시즌 평균자책점은 종전 3.97에서 3.73으로 낮아졌다.
올 시즌 세 번째 10승 클럽 가입이었다. 현재 두산의 두 외국인 선수(후랭코프 13승, 린드블럼 10승)가 10승을 달성했을 뿐, 아직 토종 선수로는 10승을 달성한 선수가 없었는데 최원태가 가장 먼저 고지를 밟았다. 개인적으로는 지난해 11승에 이어 2년 연속 두 자릿수 승수 달성이다.
투심패스트볼과 주무기인 체인지업, 그리고 커브와 슬라이더까지 묶어 완벽한 완급 조절을 뽐냈다. 구종과 상황 가리지 않고 제구가 좋았다. 스트라이크존 구석구석이 찌른 최원태는 이날 11개의 삼진을 잡아냈다. 종전 자신의 한 경기 최다 탈삼진(2017년 8월 19일 고척 NC전)이었던 9개를 경신하는, 개인적으로도 잊지 못할 경기였다.
삼진쇼가 시작부터 펼쳐졌다. 1회 한동민, 2회에는 김동엽 최항 이성우를 삼진으로 잡아냈다. 3회에도 노수광을 삼진으로 처리했고, 4회에도 최정 김동엽을 돌려세웠다. 5회에는 정진기를, 6회에는 노수광 한동민 김동엽을 역시 삼진 처리했다. 매 이닝 K를 새겼고, 2회와 6회는 아웃카운트를 모두 삼진으로 장식했다.
위기도 잘 넘겼다. 0-0으로 맞선 4회 선두 로맥에게 우전안타를 맞았고, 1사 후에는 도루까지 허용했으나 김동엽을 삼진으로, 최항을 좌익수 뜬공으로 잡아내고 위기를 넘겼다. 이런 최원태의 기운은 팀의 4회 3득점으로 이어졌다.
마지막 이닝이었던 6회에는 2사 후 로맥에게 중전안타, 최정에게 중견수 키를 넘기는 2루타를 맞고 위기에 몰렸다. 하지만 김동엽을 공 3개로 루킹 삼진 처리하고 이날 가장 큰 위기를 넘겼다. 투구수가 다소 많아 6이닝 소화에 그쳤지만, 이점을 제외하고는 흠잡을 곳이 없는 경기였다. /skullboy@osen.co.kr
[사진] 고척=민경훈 기자 /rumi@osen.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