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K 에이스 메릴 켈리(30)가 결과와는 별개로 자신을 둘러싼 의구심을 지워내지 못했다.
켈리는 7일 인천SK행복드림구장에서 열린 한화와의 경기에서 5⅓이닝 동안 87개의 공을 던지며 5피안타(1피홈런) 2볼넷 3탈삼진 3실점을 기록하고 물러났다. 1-3으로 뒤진 6회 1사 상황에서 마운드를 내려가 승리투수 요건은 따내지 못했다. 투구수상 더 던질 여력이 있었던 켈리지만 오른쪽 햄스트링에 다시 갑작스러운 경련이 오며 더 이상 투구를 이어가지 못했다.
이날 경기 전까지 시즌 15경기에서 6승5패 평균자책점 5.18로 부진했던 켈리였다. 전체적인 구속이나 구종 완성도에 문제가 있었던 것은 아니지만 로케이션이나 커맨드가 흔들리는 날이 많았다. 이날도 양상은 흡사했다. 변화구의 위력은 분명히 좋았다. 한창 좋을 때와 차이가 없었다. 하지만 로케이션이 자주 흔들렸다. 5회까지는 그럭저럭 잘 버텼으나 결국 6회 집중타를 맞았다.
1회에는 선두 이용규에게 스트레이트 볼넷을 내줬고, 2사 1루에서는 보크까지 범하며 불안하게 출발했으나 호잉을 좌익수 뜬공으로 잡고 무실점으로 경기를 시작했다. 2회를 잘 넘긴 켈리는 3회 위기에서 탈출했다. 1사 후 김회성에게 볼넷을 내준 켈리는 이용규의 뜬공이 우익수 앞에 떨어져 1사 1,2루 위기를 맞이했다. 하지만 양성우를 2루수 뜬공으로, 이성열을 3루수 직선타로 요리했다. 수비 도움을 받았다.
4회에는 호잉을 중견수 뜬공으로, 김태균을 헛스윙 삼진으로 잡아냈다. 강경학에게 몸에 맞는 공을 내줬지만 정은원을 2루수 땅볼로 처리하고 무실점 행진을 이어갔다. 5회에는 선두 최재훈에게 중전안타를 맞았지만 역시 후속타를 내주지 않고 버텼다.
그러나 1-0으로 앞선 6회 연속안타로 다시 위기에 몰렸다. 선두 대타 하주석에게 우전안타를 허용했다. 143㎞ 커터가 한가운데 몰렸다. 이어 호잉에게도 우익수 옆 안타를 맞았다. 역시 2구째 143㎞ 포심패스트볼이 한가운데로 들어갔다. 결국 김태균이 켈리의 바깥쪽 슬라이더를 밀어쳐 우측 담장을 넘기는 3점 홈런을 쳤다.
잘 버티던 켈리가 6회 무너진 셈이 됐다. 경련 탓에 6회 들어 구속이 급격하게 떨어진 것이 눈에 들어왔다. 켈리는 강경학을 2루수 땅볼로 정리했으나 더 버티기는 어려웠다. 구단 관계자는 "직전 등판 경련보다는 덜한 상황"이라고 밝혔다. /skullboy@osen.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