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식구들에게 버럭 화를 내기도 했다".
한화 한용덕 감독은 요즘 여기저기서 내야수 하주석(24)에 대한 질문을 가장 많이 받는다. 지난 2년간 부동의 주전 유격수로 '공수겸장' 활약을 한 하주석이었지만 올 시즌 극심한 타격 부진에 시달리고 있다. 10일까지 시즌 84경기에서 타율 2할2푼2리로 규정타석을 채운 타자 59명 중 최하위에 떨어져있다.
3~4월 27경기 타율 2할1푼5리로 시작한 하주석은 5월 25경기 타율 2할5푼6리로 반등하는 듯 했지만 6월 25경기 타율 2할5리로 뚝 떨어졌다. 7월에도 7경기에서 17타수 3안타 타율 1할7푼6리이지만, 지난 8일 문학 SK전에서 2회 중월 2타점 2루타, 10일 대전 넥센전 8회 쐐기 적시타로 살아날 조짐이다.
한용덕 감독 주변에선 하주석의 부진에 이런저런 말이 많다. '한 번쯤 2군에 보내야 하는 것 아니냐'는 이야기도 끊이지 않는다. 심지어 한 감독의 가족들도 같은 질문을 꺼냈다. 한 감독은 10일 대전 넥센전을 앞두고 "주석이도 많이 힘들겠지만 나도 같이 예민해졌다. 집에서 식구들이 주석이 얘기를 꺼내 길래 '그만 좀 물어보라'며 버럭 화를 내기도 했다"고 말했다.
그만큼 한 감독은 하주석을 아낀다. 지난주에도 한 감독은 "주석이는 지금 성장통을 겪고 있다. 나이나 경험을 보면 커가는 과정이다. 앞으로 좋아질 여지가 많다. 여기서 더 나빠질 것은 없다. 우리 팀 미래이고, 분명 좋아질 것이다"고 믿어 보였다.
2군행 극약 처방도 없을 것이라고 덧붙였다. 한 감독은 "주변에서 압박이 와도 주석이는 여기(1군)서 쓸 것이다. 아프지 않는 이상 그렇다. 선수가 만들어지는 과정으로 봐 달라"고 말하기도 했다. 한 감독은 공격보다 수비에 중점을 두고 있고, 유격수 하주석이 센터라인 수비에서 차지하는 비중이 상당하다.
사실 누구보다 답답한 것은 하주석 본인이다. 스스로도 "올해처럼 야구가 안 되는 것도 처음이다. 내가 봐도 너무 못 한다"고 자책할 정도다. 하지만 한 감독과 코칭스태프는 이 역시도 성장의 과정으로 본다. 장종훈 수석코치도 "아직 어린 나이라 기복이 있다. (송)광민이가 예전에 그랬다. 광민이도 경기에 계속 나가면서 안정감이 생겼다"며 하주석의 반등을 기대했다.
조금씩 반등 가능성을 보이고 있는 건 희망적이다. 한 감독은 "본인이 가장 힘들 것이다. 그래도 요즘 조금씩 표정과 행동이 좋아지고 있다. 웃으면 복이 온다고 하지 않나. 분명 좋아질 것이다"고 믿었다. 10일 넥센전 승리 후에도 한 감독은 "눈빛이 달라졌다. 그라운드에서 하고자 하는 의욕을 보여줬다. 좋아지는 모습에 흐뭇하다"며 변함없는 하주석 사랑을 드러냈다. /waw@osen.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