완전하지는 않았다. 그래도 씩씩하게 자신의 투구를 펼쳤다는 것이 중요했다.
박세웅은 26일 부산 사직구장에서 열린 '2018 신한은행 MY CAR KBO리그' 정규리그 NC 다이노스와의 경기에 선발 등판해 7이닝 동안 101개의 공을 던지며 5피안타 3볼넷 2탈삼진 1실점 역투를 펼치고 마운드를 내려왔다.
올 시즌 첫 퀄리티 스타트 투구였고 팀의 13-1 승리를 이끌었다. 박세웅은 올 시즌 7번째 등판 만에 자신의 시즌 첫 승을 수확했다.
지난해 28경기 12승6패 평균자책점 3.68로 토종 에이스 역할을 했던 박세웅이다. 지난해 모든 부문에서 커리어 하이였고 프로 데뷔 이후 가장 많이 던진 시즌이었다.
이 여파가 미친 듯 올해는 팔꿈치 통증으로 시즌 시작을 팀과 함께하지 못했다. 통증을 다스리고 재활을 좀 더 거치면서 6월 초 시즌 첫 등판을 가졌고 그리고 이후 5번의 등판에서 승리 없이 3패 평균자책점 9.00의 기록만 남기고 있었다.
구위도 제구도 모두 완전치 않았다. 공을 자신있게 뿌리지 못했다. 선수 생활 시작 이후 처음 당한 부상에 복귀 이후 투구 전체가 불안했고 험난한 등판을 이어갔다.
하지만 7번째 등판에 나선 이날, 박세웅은 지난해 보여줬던 완벽했던 모습까지는 아니었지만 그래도 씩씩하게 공을 뿌렸다. 이전 6번의 등판과는 달랐다.
이날 박세웅의 속구 최고 구속은 145km를 찍었다. 최고 구속은 올해 이전 등판들과 비슷했다. 그러나 속구의 제구가 잡혔다. 속구 제구에 어려움을 겪으면서 유리한 볼카운트를 선점하지 못했고 이후 한 가운데로 공을 밀어넣다가 장타를 허용하는 패턴이 반복됐던 이전 등판들이었다.
속구로 스트라이크 카운트를 잡아나가는 것이 이전과 달라진 점이었다. 마음 먹은대로 커맨드가 되는 편이었다. 실투가 없는 것은 아니었고, 정타의 타구들도 종종 나왔지만 야수 정면으로 향하는 운도 따랐다. 그러나 피하지 않고 씩씩하게 타자와 맞서 싸워나가는 과정은 고무적이었다. 초구 스트라이크 비율도 60%(28명 중 17명)로 절반을 넘었다.
또한 이날 주무기인 포크볼(6개)보다는 슬라이더(38개)와 커브(14개)를 바탕으로 경기를 풀어나갔다.
피하지 않는 투구는 결국 맞춰잡는 피칭, 그리고 투구 수 절약으로 이어졌고 7회까지 101개의 공으로 끝내는 이닝 소화력까지 오랜만에 선보였다. 올 시즌 첫 퀄리티 스타트가 퀄리티 스타트 플러스였다.
물론 이날 등판으로 박세웅이 완전한 본 궤도로 올라섰다고 보기는 힘들다. 아직은 유리한 볼카운트에서 확실하게 승부를 내지 못했고, 실투도 잦았다. 하지만 이런 부정적 신호들에도 불구하고 씩씩하게 자신의 투구를 펼쳐나갔다는 것 자체가 박세웅, 그리고 팀 입장에서는 반가운 소식이었다. /jhrae@osen.co.kr
[사진] 롯데 자이언츠 제공