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컬앤하하가 '레게 강같은 평화'(이하 레강평)로 팀명을 바꾸고 본격 활동에 나섰다. 지난 24일 발표된 신곡 '당디기 방'을 시작으로 이들은 여름 페스티벌을 누비며 레게를 사랑하는 대중을 더욱 늘려나갈 예정.
하지만 팀명을 바꾸기까지 고민도 많았고, 비하인드 스토리도 많았다. 과연 이들은 무슨 이유에서 팀명을 바꿨고, 또 어떻게 팀을 꾸려 7년간 그룹활동을 해오게 된 것일까. 이들은 최근 진행된 미니 간담회에서 솔직한 생각을 털어놨다. 다음은 레게 강같은 평화의 일문일답.
◆스컬앤하하에서 '레강평'으로 팀명을 바꾼 이유는 무엇인가.
(하하) 스컬앤하하로 7년간 활동했는데 다 모르신다. '하하앤스컬'로 불리면서 기운이 빠진 적도 있었다. 괜찮다고 생각했지만 프로젝트 아닌 정식 팀명이 잘 알려지지 않아 고민이 많았다. 마지막 검을 뽑아보자 해서 '컬투쇼'에 새 이름을 지어달라고 했다. 그 때 '야만'이 '레게 강같은 평화', '영덕레게' 등이 나왔다. 종교적 색이 있는 팀명이라 고민을 많이 했다. 그러나 그 분을 디스하는게 아니라 레게에 평화가 깃들길 바라는 마음이 커서 팀명을 결정했다.
◆7년간 활동한 팀명을 바꾸는 건 쉽지 않은 결정이었을텐데.
(스컬) 하하가 선뜻 얘기를 꺼내지 못했다. 하하가 눈치를 많이 봤다. '레강평'이나 '영덕레게'를 끌려하는 듯 했지만 내게 말하지 못하더라. 싸이는 '야만'을 추천했다. 어차피 바꿀거면 시원하게 바꿔보자 했다. 그래서 내가 먼저 '레강평'으로 바꾸자고 했다. 그러자 하하가 '네가 드디어 생각을 깼구나'라고 하더라.
◆'스컬이 생각을 깼다'는 게 어떤 의미인가.
(하하) 스컬 개인 솔로 앨범을 들으면 스웨그 그 자체다. 공연도 솔로 앨범에서는 카리스마있게 한다. 내 솔로 앨범은 밝고 쾌활하고 명랑하다. 스컬앤하하가 만났을 때는 그 중간 지점이다. 때문에 스컬이 나의 특이한 생각을 들어주고, '레강평'을 통해 마지막 검을 뽑았다는 느낌을 받았다.
![[Oh! 커피 한 잔] 레강평 하하 "힙합→레게 전략적 선택, 스컬은 내 스승"](https://file.osen.co.kr/article/2018/07/27/201807271540772564_5b5abee045c16.jpg)
◆신곡 '당디기 방'은 어떤 노래인가.
(스컬) '부산바캉스' 이후 여름 히트곡이 없다. 오랜 시간 열심히 준비했다. '부산바캉스'만큼 신나는 곡이다. 저번엔 자메이카에서 얻어걸려서 1위한 적 있었는데, 이번엔 유명 아티스트와 협업했던 비니만과 함께 정말 열심히 했다. 자메이카에서 많이 틀어주지 않을까 할 정도로 노래가 좋으니 기대해달라.
(하하) BTS를 좋아해서 가사에 BTS 가사를 좀 넣었다. '들어올려 머리 위, 기분 BTS like 뷔'라는 가사다.
◆레게 아티스트 비니맨의 섭외 과정이 궁금하다.
(스컬)자메이카에 갔을 때 인맥을 많이 만들어놨다. 스티븐 말리의 경우 직접 만났었는데, 비니맨의 경우엔 친동생이 매니지먼트를 하고 있어서 연락을 시도했다. 예전에 파티에서 만난 적이 있어서 날 기억하고 있더라. 우리 노래를 듣고 오케이 해서 함께 노래와 영상을 함께 했다.
◆'레강평'으로 어떤 평을 받고 싶은가.
(하하) 음원전쟁이나 순위와 상관없이 우리가 존경하는 싸이, DJ DOC처럼 무대 위에서 밝고 신나는 에너지를 줄 수 있는 팀이 되고 싶다. '부산바캉스'처럼 시원한 노래를 하는 팀으로 기억되고 싶다. 공연을 많이 다니고 싶다. 요즘은 신곡 차트인 되는 것도 어렵다. 차트에 들었다고 좋은 노래고, 차트에 못 들었다고 나쁜 노래가 아니다. 사실 힘이 빠지기도 했지만, 무대 위에서 보여주는 함성과 관심을 통해 또다시 힘을 얻었다. 음원도 잘된다면 얼마나 좋을까 싶지만, 우리는 신나는 감동을 주는 그룹이 되는게 우선이다.
![[Oh! 커피 한 잔] 레강평 하하 "힙합→레게 전략적 선택, 스컬은 내 스승"](https://file.osen.co.kr/article/2018/07/27/201807271540772564_5b5abee09e889.jpg)
◆'무한도전' 종영 이후 하하의 목요일 근황이 궁금하다.
(하하) 목요일이 행사와 페스티벌이 많다. 6년간 한 번도 못갔던 곳을 가기만 해도 목요일이 꽉 차더라. 정준하는 롯데월드에서 고기굽고 있고 박명수는 누워있다. 요즘은 연락 자주 한다. 처음엔 마음이 꿀렁꿀렁 울렁울렁해서 제작진과 연락을 자주 했는데, 지금은 목요일에 더 바쁘게 지내려고 노력하고 있다.
◆하하는 힙합그룹 '지키리'로 데뷔했다. 레게를 택하면서 힙합에 대한 미련은 없나.
(하하) 한때 투팍을 꿈꿨다가 댄스그룹 지키리로 데뷔했다. 힙합에 미련이 없는건 아니지만 레게가 훨씬 더 좋다. 레게와 힙합은 친척 정도라 생각한다. 서로 음악적 교류도 많다. 랩은 한 번 도전해볼 마음이 있다. 또 랩을 곧잘 하기도 한다.
(스컬) 하하의 마음 한 구석엔 언제나 힙합이 있다. 이번 노래에 들어간 랩도 하하가 정말 하고 싶어한 부분이다. 하하는 힙합을 정말 좋아한다.
◆그렇다면 힙합을 좋아하던 하하가 레게에 빠진 이유는 무엇인가.
(하하) 나는 레게를 전략적으로 택했다. 살기 위해서 선택했던게 솔직한 내 심정이다. 우리 그룹이 살짝 쉬면서 내가 음원을 내야 할 시기가 있었는데 여러 장르를 찾아보다가 레게를 접하게 됐고 전략적으로 선택했다. 내 목소리도 잘 어울렸다. 하지만 레게는 가시밭길이었다. 블루오션일줄 알았는데 레드오션이었다. 레게가 게릴라뮤직이다. 빠지기 시작하면 출구가 없다. 전략적으로 들어왔다가 너무 깊은 사랑에 빠져있을 때 스컬을 만났다. 스컬은 나의 레게 사부다. 친구인데 스승이다. 이 친구와 레게를 할 수 있게 돼 영광이었다. 전략적으로 선택했다가 큰 사랑에 빠진 경우다.
◆그런 의미에서 하하와 스컬의 만남은 인상적일 수 밖에 없다.
(하하) 스컬은 내게 자극제가 돼서 자메이카 1위라는 타이틀을 만들어준 사람이다. 스티븐 말리는 돈으로도 해결이 안 되는 친구다. 영혼의 교감이 없다면 협업할 수 없는 아티스트인데, 스컬이 그걸 성사시켰을 때 나는 부끄러워 못하겠다고 말했다. 하지만 스컬은 '너와 해야 한다. 자메이카에서는 너에 대한 편견이 없으니 실력으로 보여줄 좋은 앨범이 될 것이다'라고 말해줬다. 내 마음을 알아준다고 생각해 정말 고마웠다. 이후 난 이 친구가 뭘 하더라도 끝까지 함께 하겠다고 생각했다.
◆하하의 경우 '철 없어야 하는 아티스트', '철 들어야 하는 아버지'의 중간점을 어떻게 유지하고 있나.
(하하) 예능을 하려면 철없는 캐릭터를 보여줘야 한다. 그래서 안과 밖이 헷갈렸을 때도 있었다. 하지만 아이들은 내가 얼마나 그들을 사랑하는지 안다. 내가 진심으로 사랑만 준다면, 그들은 엇나가지 않고 날 이해해줄거라는 믿음이 있다. 하지만 난 두 아이 아빠에게는 멋진 아빠이고 싶고 누구보다 사랑한다는 걸 알려주고 싶다.
![[Oh! 커피 한 잔] 레강평 하하 "힙합→레게 전략적 선택, 스컬은 내 스승"](https://file.osen.co.kr/article/2018/07/27/201807271540772564_5b5abee123dc6.jpg)
◆스컬은 음악적으로 쿤타, 하하와 동시에 호흡 맞추고 있다. 두 사람과의 호흡은 어떤가.
(스컬) 쿤타에게는 '네가 형보다 레게를 잘 하는 것 같아. 하지만 내가 1등이다'라고 말한다. 솔직히 말하면 쿤타는 음악에만 집중하고 외적인 것, 시야가 부족하다고 생각한다. 그래서 '네가 이렇게 잘하는데 왜 더 스스로를 알리지 못하냐'라고 말한다. 하지만 하하의 경우엔 아이디어가 굉장히 많다. 내가 보지 못한 '당디기 방'같은 부분을 본다. '레게 강같은 평화'를 팀명으로 만들고 독특한 영상과 콘텐츠를 만든다. 두 사람을 비교하자면, 쿤타는 내가 끌고 가는 편이고 하하는 내가 전적으로 아이디어를 맡긴다. 좋기는 하하가 더 좋다. 하하.
◆'레강평'의 목표는 무엇인가.
(스컬) 레게 페스티벌도 기획해보고 싶고 다행히 공연 업계에 소문이 잘 나서 우리의 가능성을 봐주셨다. 내년 안에는 성사를 시킬 수 있을 것 같다. 밥 말리 사단은 큰 2층버스에 밴드와 DJ, 매니저가 다 타고 투어를 한다. 우리도 사랑을 많이 받게 돼서 사랑받는 음악으로 이 땅에서 투어를 다니고 레게를 원하는 나라가 있다면 어디든 가고 싶다.
◆하하에게 '소속 아티스트 스컬', 스컬에게 '소속사 사장 하하'는 어떤 사람인가.
(스컬) 하하를 사장님으로 함께한지 7년째다. 정산을 하루도 늦은 적 없다. 많이 들어온 적은 있어도 적게 들어온 적은 없다. '얘랑 못해먹겠다' 생각할 때마다 마음이 삭 풀리는 선물도 해준다. 레게 하면 히피, 물욕 없이 채식할 것 같지만 나는 물욕도 많고 계산도 빠르다. 돈이 안된다면 들어가지 않는다. 내가 레게 1인자라고 친다면, 떡볶이집 1등해도 돈을 많이 버는데 내가 레게 1등이면 돈을 많이 벌어야 한다고 생각한다. 그래야 지금 어린친구들이 도끼, 빈지노, AOMG를 보며 '저렇게 음악해서 부와 명예를 얻어야지'하고 음악을 하지 않냐. 그러니 나도 거지같이 살면 안된다고 생각한다. 그래서 하하와 잘 맞는 것 같다. 또 하하가 잘 베푸는 스타일이다. 처음에는 싼 선물을 주다가 어느 순간 고가의 선물을 주기 시작하더라. 그래서 팀이 잘 돌아가고 있다. 열심히 할게요 사장님.
(하하) 스컬은 음악만 있으면 행복해하는 아티스트다. 그래서 더 예쁜 마음에 금도 줬다. 내가 정말 의지하는 친구다. 우리 그룹에서 리더다. 내가 사장이지만 스컬의 얘기를 굉장히 많이 듣는다. 인생과 삶 속에서도 물론이다. 내가 유일하게 결혼을 권하지 않는다. 모두를 사랑하고 프리한 사람이다. 레게의 가시밭길을 외로이 걸었던 분이다. 그걸 보면서 정말 감동받았다./jeewonjeong@osen.co.kr
[사진] 콴엔터테인먼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