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K 에이스 김광현(30)이 좋은 투구를 선보였다. 특유의 슬라이더 위력은 여전했다.
김광현은 2일 인천SK행복드림구장에서 열린 넥센과의 경기에 선발 등판해 7이닝 동안 102개의 공을 던지며 6피안타(1피홈런) 무사사구 8탈삼진 2실점으로 호투했다. 비록 불펜이 승리조건을 날려 시즌 9승 달성은 실패했으나 건재함을 확인할 수 있었던 경기였다. 102구는 팔꿈치 부상 복귀 후, 즉 올 시즌 한 경기 최다 투구수였다.
김광현의 트레이드 마크는 150㎞를 넘나드는 강속구와 이와 짝을 이루는 예리한 슬라이더다. 이날 경기는 그런 김광현의 장점을 잘 확인할 수 있었던 한 판이었다.
김광현의 이날 최고 구속은 150㎞가 나왔다. 시원시원한 투구는 일품이었다. 여기에 이날 유독 슬라이더를 많이 섞었다. 좌·우 타자를 가리지 않고 날카롭게 꺾이는 슬라이더로 헛방망이를 이끌었다. 이날 김광현은 총 102구 중 슬라이더가 총 58구나 됐다. 구속도 조절하면서 상대 타자들의 타이밍을 뺏었다.
투구수를 줄이기 위해 탈삼진 욕심을 잘 부리지 않는 김광현은 그 결과 올 시즌 들어 가장 많은 탈삼진(8개)을 기록했다. 1회 김규민을 150㎞ 패스트볼로 루킹 삼진 처리한 김광현은 3회 임병욱 김규민을 슬라이더로 요리했다.
5회 김재현을 커브로 삼진 처리하기도 한 김광현은 6회 이정후와 김규민이라는 좌타자들을 모두 슬라이더로 돌려세웠다. 7회 박병호와의 승부에서 150㎞ 패스트볼로 정면승부를 택해 헛스윙 삼진을 잡아낸 김광현은 2사 1루에서 임병욱을 슬라이더로 헛스윙 삼진 처리하고 자신의 임무를 다했다.
하지만 3-2로 앞선 8회 윤희상이 연속 3안타를 맞고 동점을 허용해 김광현의 시즌 9승 요건은 날아갔다. 최근 타선으로부터 넉넉한 지원을 받지 못하고 있는 경향이 있었는데 이날도 크게 달라지지는 않았다. /skullboy@osen.co.kr
[사진] 인천=곽영래 기자 /youngrae@osen.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