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개선 노력' 비디오 판독, 현장은 더 많은 설명을 원한다
OSEN 조형래 기자
발행 2018.08.05 07: 19

지난 2014년 후반기부터 KBO리그에 도입된 비디오 판독이다. 이후 4년의 시간이 흘렀고, 이 기간 동안 비디오 판독은 수 차례 수정과 보완을 통해 상당 부분 개선이 됐다. 심판들의 판정도 비디오 판독으로 인해 세심하진 것은 부인할 수 없다. 하지만 비디오 판독 결과로만 확인할 수 없는 상황들이 있기에 현장은 더 많은 설명을 원하고 있다.
지난 4일 부산 사직구장에서 열린 삼성과 롯데의 시즌 13차전 경기. 어느 경기와 다름없이 비디오 판독이 실시됐고, 그로 인해 희비가 엇갈렸다. 그러나 현장에서 볼 때는 묘한 상황이 연출됐다.
상황은 2-2 동점이던 3회초 삼성의 공격 때 발생했다. 3회초 1사 만루에서 삼성 김헌곤이 유격수 방면 땅볼 타구를 때렸다. 병살 코스의 타구. 2루에서 아웃 판정을 받았지만 1루에서는 송구와 김헌곤의 발이 접전을 이뤘다. 초기 판정은 세이프. 병살이 되지 않으면서 3루 주자가 홈을 밟았고 삼성이 3-2로 앞서갔다.

점수가 연관이 됐고 이닝이 종료될 수도 있었기에 상황이었기에 조원우 롯데 감독은 당연히 비디오 판독을 요청했다. 올 시즌부터 비디오 판독 과정을 전광판에 상영하게 되면서 현장에 있는 모든 이들이 판독 과정을 알 수 있게 됐다. 현장의 21,694명의 관중들과 양 팀의 선수단, 코칭스태프는 모두 전광판의 중계방송 다시보기 화면에 집중했고 비디오 판독 센터의 판독 결과를 예의주시했다.
전광판의 다시보기 화면 상으로는 김헌곤의 발이 베이스에 닿는 것보다 1루 송구가 먼저 도달한 것처럼 보였다. 다양한 각도에서 영상을 돌려봤지만 결과는 비슷했다. 그러나 판정은 번복되지 않고 원심이 유지됐다. 
전광판을 통해 비디오 판독을 지켜보던 조원우 감독, 그리고 롯데 선수들은 의아한 반응을 보일 수밖에 없었다. 결국 조원우 감독은 KBO리그 규정 제28조 11-3. '비디오 판독이 실시되면 선수단 및 양 구단 관계자는 더 이상 심판팀장의 결정에 의의를 제기할 수 없다. 이 조항을 위반할 경우 심판은 선수단 및 관계자에게 퇴장을 명할 수 있다'는 조항에도 불구하고 그라운드로 걸어나가 심판진에 항의했다. 결국 조원우 감독은 이날 심판팀장이었던 최수원 팀장에게 항의를 한 뒤 퇴장을 명령했다. 이후 최수원 팀장이 구장 내에 설치된 마이크를 잡고, 조원우 감독의 퇴장 상황에 대해 설명한 뒤 상황을 일단락 지었다. 
일단 중계방송을 다시 돌려봤을 때 롯데 1루수 채태인의 발이 송구를 잡을 때, 1루에서 떨어진 것을 확인할 수 있었다. 그러나 이는 어디까지나 추측일 뿐 세이프 원심을 유지한 이유를 명확하게 설명하지 못했다.
현장의 취재진은 비디오 판독 결과에 대한 명확한 설명이 필요했다. 취재진은 홈 구단인 롯데 홍보팀을 통해 심판진에 비디오 판독 상황에 대한 자세한 설명을 요청했다.
하지만 돌아온 답변은 명쾌하지 않았다. 심판진은 롯데 홍보팀을 통해 "심판진은 비디오 판독센터로부터 판정 여부에 대한 결과만 들었을 뿐, 정확한 상황은 설명 받지 않았다"고 전했다. 결국 비디오 판독 결과에 대해서는 의문만 품은 채 경기를 지켜봐야 했다.
이날 벌어진 상황과 같이, 중계 방송상으로, 그리고 비디오 판독센터에서만 확인할 수 있고 현장에서는 추측만 가능한 상황들은 비일비재하다. 현장의 관중들, 선수단과 구단 관계자, 그리고 취재진들은 이 상황을 제대로 확인하고 인지하기가 힘들다. 현장에 있는 모든 이들이 의문과 답답함을 품고 경기를 지켜봐야 했다.
비디오 판독을 통한 판정 이유가 현장의 심판진들에게 공유가 되지 않는 것도 의아한 부분이고, 그 결과를 현장에 있는 야구 팬들과 관계자들조차도 모른다는 것은 납득하기 힘든 부분이다. 만약 비디오 판독으로도 판정 시비가 일 경우 일일이 설명해야 한다는 이야기가 나올 수도 있지만, 모두가 납득하고 공정한 경기를 위해서는 필수적인 부분이다.
그렇기에 조원우 감독은 퇴장을 감수하고서도 정확한 상황 설명을 요구했다. 조 감독은 경기 후 "판정이 끝난 상황에서 어필을 하게 되면 퇴장이라는 사실을 알고 있었다. 다만 접전 상황에서 감독으로서 정확한 내용을 듣고 이야기 하려 했다"는 말로 현장의 답답함을 해소하기 위해 어필했다고 밝혔다. 
심판합의판정이라는 명칭으로 시작한 비디오 판독은 메이저리그처럼 비디오 판독 센터까지 설치하는 등 노력을 기울였다. 중계방송화면에 의존해야 하는 단점이 있고 오독 시비 등도 있었지만, 올 시즌에는 전광판에 판독 과정을 공개하는 등 나날이 개선되어 왔다. 올 시즌 전반기가 끝나고도 연장전 돌입 시 비디오 판독을 기본 2회에 추가로 1회 더 실시하게 만들었다. 나름대로 유연한 대처를 펼치고 있다. 
하지만 여전히 비디오 판독은 현장의 요구를 100% 수용하고 있지 못하는 듯 하다. 현장은 비디오 판독으로 보여지는 것보다 더 많은, 그리고 정확한 설명을 요구하고 있다. /jhrae@osen.co.kr
[사진] 롯데 자이언츠. OSEN DB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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