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뭉쳐야 뜬다'의 유시민이 정치인 시절의 속마음과 가족에 대한 미안함을 고백하며, 우리가 아는 작가 유시민이 아닌 '인간 유시민'으로서의 진솔한 면모를 드러냈다.
지난 5일 오후 방송된 JTBC 예능 프로그램 '뭉쳐야 뜬다'에서는 유시민, 이하늘, 유병재가 특별 게스트로 등장해 멤버들과 함께 대마도 여행을 즐기는 모습이 그려졌다.
이날 멤버들은 대마도 첫 낚시에 나섰다. 유시민은 낚시 마니아로 자신감을 드러낸 것과 달리, 준비 과정에서 시간을 허비해 진땀을 흘렸다. 낚시 초심자인 김용만, 정형돈의 선전으로 유시민은 초조함을 느꼈고, 막판에는 4짜에 가까운 벵에돔을 낚으며 역전에 성공해 '낚시왕' 타이틀을 얻게 됐다.
패키지 여행객들은 유시민과 김용만이 잡은 커다란 벵에돔과 함께, 오징어, 소라 등을 요리해 먹으며 즐거운 저녁 식사 시간을 보냈다. 유시민은 '유시민을 이겨라' 퀴즈로 유시민이 모를 법한 문제들을 내는 멤버들 때문에 진땀을 흘려야 했다. 또한 '출석부 게임'으로 '게임꽝' 면모를 드러내 웃음을 자아냈다. 소탈하면서도 자신보다 한참 어린 멤버들과 자연스럽게 소통하는 유시민의 모습은 인상적이었다.
유시민은 이 과정에서 가족 이야기와 정치인 시절 이야기, '썰전' 후기 등을 솔직하게 고백했다. 그는 JTBC '썰전'에 오랫동안 출연했던 것을 언급하며 "논쟁이란 게 사실 힘들다. 후유증이 있더라. 한 두 걸음 하고 물러나야 하는데. 웃으면서 할 걸 후회하기도 했다"며 진한 아쉬움을 드러낸 바. 또한 "어린이날에 우리집 어린이들과는 못 놀고 다른 어린이날 행사를 다닐 때가 마음이 가장 그랬다. '내가 뭐하는 거지' 싶었다"며 가족들을 향한 미안함을 전하기도 했다.
정권 퇴진 운동으로 경찰서에 연행됐던 딸의 행동에 존중의 의사를 밝히기도 한 유시민. 그는 딸의 정권 퇴진 운동 사건을 언급하며 "마음고생 하셨을 것 같다"는 질문에 "딸이 경찰서 들어가서 하루 자고 나온 게 뭐 마음고생할 거리냐"고 의연함을 보였다. 그는 "우리 가족들이 다 제주도 여행 가기로 하기 전날이었는데, 딸 소식을 듣고 옷 좀 넣어주고 비행기 타고 다음 날 제주도 갔다. 한창 놀고 있으니 석방됐다고 뉴스 나오더라"고 당시를 회상해 모두를 놀라게 했다.
룸메이트가 된 유병재와의 토크에서도 유시민의 담담한 고백은 이어졌다. 유병재는 "정치했을 때랑 지금이랑 비교하면 언제가 행복하냐"고 물었고, 유시민은 "정치했을 때에는 행복하지 않았다. 하루하루가 인생이 소모되는 느낌이다. 매일 싸우니까 부정적인 감정을 컨트롤하는 게 되게 힘들었다"고 정치인 시절의 자신을 떠올렸다.
유병재는 "화가 날 때에는 어떻게 하냐. 나의 고민 중 하나"라고 조언을 구했다. 이에 유시민은 "내가 찾은 방법은 상대방을 이해해보는 거다. 저 사람이 저럴 만한 이유가 있나 생각해본다. 이해를 못해도 어떻게 못 하지 않나. 내 문제가 아니라 그 사람 잘못인데 내가 화를 내는 게 억울하다. 그러면 좀 화가 사라진다"고 삶의 지혜가 담긴 노하우를 전수하기도 했다.
유시민은 "정치 돌아갈 생각 있냐"는 유병재의 질문에 "정치 돌아갈 생각 없다"고 단호하게 말했다. 유시민은 "'썰전' 촬영 말고는 작업실에만 있다. 하루종일 책읽고 글만 쓴다. 하루하루가 행복하다"고 밝혔다. 정치논객, 작가로서의 유시민이 아닌, 아빠 유시민, 인간 유시민의 모습이 공개되면서 시청자들의 박수가 이어졌다.
'뭉쳐야 뜬다'의 최초 비연예인 게스트가 된 유시민은 이하늘, 유병재도 팬이라 밝힌 연예인들의 연예인이었다. 그럼에도 그는 때로는 허당기를, 때로는 인간미를 드러내며 소탈한 '인생 선배'의 면모를 전했다. / yjh0304@osen.co.kr
[사진] '뭉쳐야 뜬다' 방송 캡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