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4일까지 리그 선두 두산과 2위 SK의 승차는 10경기까지 벌어졌다. 넘을 수 없는 수비의 벽이 그 거대한 격차를 만들고 있다.
두산은 14일 서울 잠실구장에서 열린 SK와의 경기에서 6-3으로 이기고 주초 2연전 기선을 제압했다. 지난 7월 24일부터 26일까지 인천에서 열린 3연전에서 모두 지며 자존심을 구긴 두산은 이날 경기에서 공·수·주 모두에서 SK를 압도하며 압승을 거뒀다.
사실 이날 등판한 선발투수들은 비슷한 흐름으로 나아갔다. 세스 후랭코프(두산)보다 오히려 메릴 켈리(SK)의 페이스가 좋았다. 다소 불안했지만 후속타를 봉쇄한 후랭코프에 비해 켈리는 두산 타자들의 방망이가 정면으로 맞붙으며 힘으로 찍어 눌렀다. 두산 타자들도 “쉽지 않겠다”는 감정을 느낄 법한 위력이었다.
하지만 차이는 수비와 타격 집중력에서 났다. 지난 주말 KIA와의 2연전에서도 수비가 문제를 드러내며 충격적인 연속 대패를 당한 SK는 이날도 수비에서 문제가 도드라졌다. 1-1로 맞선 4회였다. 1사 후 양의지가 우익수 앞에 떨어지는 안타, 이어 오재일이 우전안타를 치고 나가 1사 1,3루를 만들었다. 여기서 김재호의 타구가 3·유간으로 흘렀다.
유격수 김성현이 이를 잘 따라가 잡은 것까지는 좋았다. 다만 역동작에 걸려 송구가 정확하게 이뤄지지는 않았다. 그래도 옆으로 새지 않았다는 점에서 2루수 최항이 잡을 수는 있는 송구였다. 그러나 병살에 대한 생각이 앞섰던 최항이 이를 떨어뜨리면서 1루 주자까지 살았다. 최소한 아웃카운트 하나와 실점 하나를 바꿀 수 있는 기회를 날렸다.
결국 켈리가 2사 후 조수행에게 좌전안타를 맞고 만루에 몰렸고 최주환 허경민에게 연속 밀어내기 실점을 하며 전세가 급격하게 두산 쪽으로 기울었다. 결과론이기는 하지만 최항의 포구만 잘 됐어도 1실점으로 마무리할 수 있는 이닝이라 더 아쉬웠다.
반면 리그 최강인 두산의 수비는 이날도 건재했다. 2회 후랭코프의 폭투 두 개가 빌미가 된 실점을 했을 뿐, 내야 수비는 물샐틈 없이 견고했다. 7회에는 나주환의 우중간 안타 때 중견수 조수행의 환상적인 송구로 2루에서 나주환을 잡기도 했다. 포스트시즌에서 두산을 만날 가능성이 있는 SK로서는 보완점을 뼈저리게 확인한 한 판이었다. /skullboy@osen.co.kr
[사진] 잠실=박준형 기자 /soul1014@osen.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