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쎈 테마] 성적은 연봉순이 아니다…구단별 가성비 대표 선수는
OSEN 손찬익 기자
발행 2018.08.18 06: 15

 
KBO리그에서 억대 연봉 선수가 흔해졌다. 올 시즌 10개 구단 등록 선수 609명 가운데 억대 연봉 선수는 역대 최다인 164명이다. 평균 연봉도 최초로 1억5000만원을 돌파했다. 선수의 연봉에는 실적 및 기여도와 함께 미래 가치, 기대치가 담겨 있다. 최고 선수에게 합당한 대우가 따라가는 게 당연한 프로의 생리다. 그렇다고 해서 연봉과 성적이 반드시 비례하는 건 아니다. 초고액 연봉을 받는 스타 선수들이 좋은 성적을 내는 건 어찌보면 당연하다. 이미 충분한 검증을 거쳐 보상을 받았기에 이에 합당한 성적을 보여줘야할 의무가 있다. 구단별 1억 미만 연봉 선수(신인 제외) 가운데 가성비 모범 사례를 살펴봤다. 
▲KIA 최원준(7500만원)

고졸 3년차 최원준은 KIA에서 없어서는 안될 존재다. 올 시즌 성적은 타율 2할7푼7리(220타수 61안타) 4홈런 24타점 30득점 6도루. 내야 전 포지션은 물론 외야 수비까지 소화 가능한 장점이 있다. 덕분에 KIA는 수비 포지션에 구애받지 않고 다양한 타순을 짤 수 있다. 또한 주축 선수들의 체력 안배와 부상 공백을 메우는데 큰 도움이 된다. 김기태 감독은 "멀티 포지션을 소화하는 선수가 있어야 엔트리도 짤 수 있다"고 최원준의 가치를 높이 평가했다. 
▲두산 박치국(3400만원)
사이드암 박치국은 단독 선두를 질주중인 두산의 대표적인 가성비 선수로 꼽힌다. 제물포고를 졸업한 뒤 지난해 프로 무대를 밟은 박치국은 데뷔 첫해 1승 1패(평균 자책점 6.75)에 그쳤다. 하지만 올 시즌 1승 5패 3세이브 15홀드(평균 자책점 3.61)를 거두는 등 급성장하며 두산 마운드의 핵심 멤버가 됐다. 박치국이 빠진 두산 계투진은 상상할 수 없을 정도다. 선동렬 감독이 이끄는 자카르타-팔렘방 아시안게임 대표팀에 승선하는 기쁨을 누렸다. 
▲롯데 오현택(6000만원)
오현택은 올 시즌 2차 드래프트 선수 가운데 최고의 성공 사례다. 지난해 11월 두산에서 롯데로 팀을 옮긴 그는 54차례 마운드에 올라 2승 2패 20홀드를 거뒀다. 평균 자책점은 3.55. 올 시즌 성적만 놓고 본다면 FA 선수 못지 않다. 롯데의 5강 진출을 위한 열쇠를 쥔 선수 가운데 한 명이다. 그는 "정말 야구가 하고 싶었다. 마운드에서 안 아프고 던지는 게 좋았다. 그래서 집중하고 던지는 게 좋은 성적이 나온 것 같다"고 말했다. 
▲NC 노진혁(4300만원)
타율 2할9푼3리(375타수 110안타) 9홈런 36타점 50득점. 노진혁은 2012년 프로 데뷔 후 최고의 시즌을 보내고 있다. 팀 성적은 기대 이하지만 개인 활약상은 단연 빛난다. 그동안 뛰어난 수비에 비해 공격은 기대 이하였다. 어느덧 리드오프 중책을 맡을 만큼 공격에서의 비중이 커졌다. "군대 가기 전에 항상 결과를 먼저 생각하고 뜻대로 되지 않으면 나 스스로 우울해졌다. 하지만 군대에 다녀온 뒤 마음의 여유가 생기면서 성적도 좋아졌다"는 게 노진혁의 말이다. 
▲SK 최항(4200만원) 
SK의 프랜차이즈 스타 최정의 친동생으로 잘 알려진 최항은 지난해의 경험을 바탕으로 올 시즌 기량이 한층 더 발전했다는 평가. 타율 3할2푼(178타수 57안타) 5홈런 30타점 33득점. 트레이 힐만 감독은 "최항은 어느 타순에 배치되든 제 몫을 한다. 적극적으로 치려는 모습이 좋다. 올해 들어 성장세가 두드러진다. 정말 많이 좋아졌다"고 말했다. 이어 "중심 이동이 좋다. 손발이 빠르고 중심을 잘 잡고 잘 커버할 수 있는 능력을 갖췄다"고 덧붙였다. 
▲LG 정찬헌(9500만원)
허리 통증으로 전훈 일정을 제대로 소화하지 못했던 정찬헌은 올 시즌 LG의 수호신으로 자리매김했다. 22세이브를 거두며 정우람(한화)과 함덕주(두산)에 이어 이 부문 단독 3위를 달리고 있다. 이달 들어 1세이브를 거뒀으나 22.85의 평균 자책점을 기록할 만큼 소방수로서 불안한 모습을 보였다. 자카르타-팔렘방 아시안게임 대표팀에서 하차한 정찬헌은 아시안게임 휴식기동안 허리 부상 회복에 전념할 계획이다. 
▲넥센 김혜성(2900만원)
김혜성은 넥센의 대표적인 히트상품으로 꼽힌다. 지난해 프로 유니폼을 입은 김혜성은 올 시즌 112경기에 출장, 타율 2할8푼5리(375타수 107안타) 4홈런 38타점 68득점 27도루를 기록했다. 서건창의 부상 공백을 너끈히 메울 뿐만 아니라 신인왕 후보로 거론될 만큼 활약상이 빛난다. 장정석 감독은 "다방면에서 잘해준다. 무엇보다 수비가 워낙 좋다. 김혜성이 2번 타순에서 해주는 게 크다"고 박수를 보냈다. 
▲한화 이태양(7300만원)
한화 마운드에 태양이 떴다. 이태양은 한화 벤치에서 가장 믿을 수 있는 카드. 그는 접전 또는 근소한 리드를 잡은 상황에서 마운드에 올라 상대 타선을 원천 봉쇄한다. 지난해까지 선발 투수로 활약해왔던 이태양은 올 시즌 계투조 전향 이후 자신의 가치가 배가 됐다. 시즌 시작 후 이태양을 불펜으로 전환시킨 한용덕 감독은 "처음에는 선발로 생각했지만 불펜에서 짧게 힘을 압축시켜서 던지니 구위가 더 좋아졌다"고 평가했다.  
▲삼성 김헌곤(7000만원)
지난해 삼성 외아진의 한 축을 맡게 된 김헌곤은 올해 들어 한 단계 더 발전한 모습을 보여주고 있다. 타율 3할1푼9리(430타수 137안타) 10홈런 66타점 67득점 16도루로 공격지표가 모두 향상됐다. 수비에서 차지하는 비중은 단연 절대적이다. 김한수 감독은 "수비는 워낙 잘 하고 작년보다 변화구 대처 능력이 향상됐다. 우리 팀의 붙박이 외야수 아닌가. 열심히 하니까 앞으로 더 좋은 모습이 기대된다"고 말했다.
▲KT 금민철(8000만원)
두산과 넥센 시절 만년 기대주에 머물렀던 금민철은 KT 이적 후 야구 인생의 전성기를 맞이했다. 2005년 데뷔 후 처음으로 10승 고지 등극을 눈앞에 두고 있다. 올 시즌 23차례 마운드에 올라 8승 8패를 거뒀다. 평균 자책점은 4.72. 김진욱 감독은 "사실 이정도로 잘 해주리라고는 생각하지는 못했다"고 말할 정도. 올 시즌이 끝난 뒤 데뷔 첫 FA 자격을 얻게 되는 그는 어느 해보다 따뜻한 겨울을 기대하고 있다. /what@osen.co.kr
[사진] 박치국-오현택-김혜성-김헌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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