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정호(31·피츠버그)의 메이저리그(MLB) 복귀 시계가 다시 돌아가고 있다. 피츠버그는 여전히 강정호를 포기하지 않은 가운데, 내년에도 인연이 이어질 수 있을지 관심이다.
왼 손목 부상 이후 수술을 받았던 강정호는 최근 다시 훈련을 재개했다. 아직 100% 상태는 아니지만 예상보다 회복 속도가 빠르다는 것이 현지 언론 및 관계자들의 이야기다. 현지 보도에 따르면 강정호는 이번 주말부터 배트를 정상적으로 잡는 것이 가능하다. 복귀에 박차를 가할 수 있는 여건을 만들었다.
구체적으로 언제쯤 다시 실전에 나설 수 있을지는 회복 속도에 달렸다. 그러나 올 시즌 내 MLB 콜업을 기대하는 시선이 고개를 들고 있다. 토드 톰칙 피츠버그 의학 디렉터는 “여전히 희망적이고, 여전히 긍정적”이라면서 “그것이 트리플A든, 메이저리그든 올 시즌 내에 우리와 함께 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한 것이 상징적이다.
트리플A 일정은 9월 초에 끝난다. 마지막 몇 경기라도 뛰면 좋겠지만, 완벽한 회복이 최우선이다. 때문에 강정호가 마이너리그 레벨을 건너뛰고, MLB로 곧바로 돌아올 가능성도 제기되고 있다. 24일까지 63승65패로 내셔널리그 중부지구 4위에 처져 있는 피츠버그는 포스트시즌 진출 가능성이 희박해졌다. 다음 시즌을 내다본 포석을 여러 가지 실험할 단계다. 강정호도 그 퍼즐 중 하나가 될 수 있다.
피츠버그는 강정호에 대한 인내심을 발휘해왔다. 물론 제한선수신분이라 연봉을 지급하지 않아도 되는 점은 있었다. 그러나 강정호의 취업비자발급을 위해 백방으로 뛰었고, 훈련을 직간접적으로 지원하기도 했다. 여전히 강정호를 포기하지 않고 있는 것이다.
사정에 정통한 한 관계자는 “메이저리그에서 강정호만한 3루수를 찾으려면 훨씬 더 많은 돈이 든다. 피츠버그는 자금력이 여유 있는 팀은 아니다. 강정호의 재기에 목을 매달 정도까지야 아니지만, 어쨌든 최대한 기다려보는 이유”라고 설명했다. 강정호는 MLB 진출 후 2년간 무릎 부상 여파에 시달리면서도 상위권 타격 성적을 기록했다.
그렇다면 이런 강정호는 피츠버그와 내년에도 함께 할 수 있을까. 아직은 알 수 없다. 강정호는 피츠버그와의 4년 계약이 올해로 끝난다. 4년 중 사실상 2년을 날렸지만 계약은 계약이다. 내년에는 550만 달러 상당의 구단 옵션이 있다. 그러나 피츠버그가 2년을 뛰지 못한 강정호를 대상으로 이 옵션을 실행할지는 미지수다. 현지 언론은 거의 십중팔구 부정적으로 보고 있다.
다만 강정호 측은 현 시점에서 한국 복귀를 생각하지는 않고 있고, 원 소속팀 넥센도 검토한 적이 없는 것으로 알려졌다. 일단 미국에서 선수 경력을 이어가는 것이 최선의 시나리오다.
현지 사정을 아는 에이전트들은 “여러 복잡한 문제가 있지만 어쨌든 강정호에 대한 시선이 가장 따뜻한 팀은 피츠버그”라고 입을 모은다. 한 에이전트는 “MLB 복귀 후 짧은 시간에 엄청난 활약을 보여주지 못하는 이상 강정호는 마이너리그 계약을 받아야 할지도 모른다”면서 “잘 아는 팀과 계약하는 것이 오히려 나을 수 있다”고 점쳤다. /skullboy@osen.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