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8 인도네시아 자카르타-팔렘방 아시안게임의 아쉬운 운영이 E스포츠의 종합 스포츠 무대 데뷔를 망쳤다.
최우범 감독이 이끄는 한국 LOL 대표팀은 27일 오후(이하 한국시간) 인도네시아 자카르타 마하카스퀘어 아레나에서 열린 '2018 자카르타 팔렘방 아시안게임' 리그 오브 레전드(LOL) A조 조별리그에서 베트남에 이어 '숙적' 중국마저 제압하며 쾌조의 스타트를 끊었다.
특히 '숙적' 중국과 맞대결서 한국은 장점인 운영을 통해 중국을 압도했다. '페이커' 이상혁, '스코어' 고동빈 등 모든 선수들이 중국 선수들을 라인전부터 제압하며 A조 1위로 올라섰다.
한국은 베트남과 중국을 제압하며 아시안게임 최초의 금메달을 향한 순항을 시작했다. 또한 중국과 경기에서 사상 처음으로 지상파 채널인 SBS와 KBS에서 생중계가 진행되어 화제를 모았다.
하지만 미흡한 운영이 발목을 잡았다. 경기 내내 퍼즈(중단)로 시청자들의 눈살을 찌푸리게 했다. 경기 시작 후 16분 퍼즈가 걸린 이후, 21분에 다시 한 번 경기가 중단됐다. 여기서 끝이 아니었다. 28분 경기가 다시 중단이 되며 아쉬움을 남겼다.
3번째 퍼즈에는 경기 재개에 무려 30분이나 걸렸다. 결국 생중계 중이던 지상파 채널도 온라인 중계로 전환하기도 했다. 결국 아시안게임 무대에서 첫 선을 보인 E스포츠 경기는 미흡한 대회 운영에 제대로 발목 잡혔다고 볼 수 있다.
이날 경기가 진행된 시간보다 퍼즈로 중단된 시간이 더욱 길었다. 시청자들의 뇌리속에 '기인' 김기인의 슈퍼플레이나 한국 대표팀의 환상적인 팀파이트보다는 퍼즈로 기억날 정도. 결국 E스포츠의 아시안게임 데뷔와 지상파 첫 생중계는 큰 아쉬움만 남긴 채 마무리됐다.
이번 아시안게임에서 미흡한 운영이 발목을 잡은 것은 E스포츠뿐만이 아니다. 남자 축구에서는 어설픈 운영으로 인해 조추첨이 무려 2번이나 변했다. 결국 대회 2연패를 노리는 한국 남자 축구 대표팀은 연습 경기도 하지 못한 채 대회 초반 어려움을 겪어야만 했다.

사격에서는 더 큰 소동이 있었다. 당초 한국 사격 대표팀은 대회 전 인도네시아 현지에서 전지훈련을 가질 계획이었지만, 경기장 완공이 지연돼서 무산됐다. 그뿐만 아니라 원래 대회 주최 측에서 제공해야 하는 연습용 실탄이 없어서 대표팀이 직접 가지고 가야 했다.
'사격의 신' 진종오는 직접적인 대회 운영에 희생양이 되기도 했다. 지난 21일 진행된 남자권총 10m 결선에서 진종오는 경기장 장비 문제로 시범사격에서 탄착군 형성이 되지 않았다. 진종오가 직접 심판에게 항의했으나, 심판은 추가적으로 한 발만 쏘게 하고 본 사격을 강행시켰다.
심리적으로 흔들린 진종오는 결선 5위로 대회를 마무리했다. 사격 연맹 관계자는 "시범 사격에 문제가 있을 경우 보통 모니터를 고치고 무제한 시사를 줘야 한다. 하지만 대회 운영 미숙으로 한 발 밖에 안 줬다. 진종오가 초반부터 심리적으로 영향을 받았다"고 아쉬움을 토로했다.
이날 E스포츠의 종합 스포츠 데뷔전서 한국과 중국은 최선을 다한 명승부로 수많은 팬들을 열광시켰다. 하지만 대회 내내 나타났던 인도네시아의 아쉬운 운영으로 인해 썩 개운치 않은 뒷맛만 남게 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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