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승모의 실수로 김학범호가 눈물을 흘릴 뻔 했다. 하지만 동료들의 투혼으로 다시 한번 기회를 얻게 됐다.
김학범 감독이 이끄는 2018 자카르타-팔렘방 아시안게임 남자 축구 대표팀은 27일(이하 한국시간) 오후 6시 인도네시아 브카시 패트리어트 찬드라바가 스타디움서 우즈베키스탄과 대회 8강전에서 황의조의 맹활약덕에 연장 접전 끝에 4-3으로 승리했다.
김학범호는 지난 1월 AFC U-23 챔피언십 4강서 우즈벡에 1-4 패배를 돌려주며 4강에 진출했다. 4강에서 한국은 베트남-시리아의 8강전 승자와 맞붙는다.
이날 중앙 미드필더 이승모는 2차례 실수로 김학범호의 위기를 자초했다. 다행이 승리로 끝났지만 분명 짚고 넘어가야 할 내용이었다.
우즈벡이 페널티박스 근처에서 올린 크로스가 김진야의 다리에 맞고 높이 떴다. 15번 이승모가 공의 낙하지점 근처에 있었으나, 공이 땅에 닿아 바운스 된 이후에야 헤더를 시도했다.
그러나 이승모는 우즈벡 공격수와의 공중볼 경합을 이겨내지 못했고, 이어진 땅볼 크로스를 마샤리포프가 골로 연결했다.
이승모가 공중볼을 따내지 못했던 잘못이 시발점이 됐지만 전체적인 수비진의 호흡이 맞지 않았다. 특히 당시 한국은 8명의 선수가 페널티 박스에 모여 있었고 우즈벡은 4명밖에 없었다. 따라서 수비진이 철저하게 상대 선수들만 확인하고 있었다면 실점은 내주지 않았을 가능성이 높다.
두 번째 실점은 수비진이 흔들렸다. 후반 8분 왼쪽에서 올린 크로스를 우왕좌왕 하던 한국 수비는 반대편에서 달려들던 알리바예프를 놓쳤다. 쉽게 볼을 잡아낸 알리바예프의 슈팅은 송범근이 몸을 날렸지만 가랑이 사이로 빠져 나갔다.
세 번째 상황도 이승모의 실책에서 시작됐다. 후반 11분 이승모가 중원에서 볼컨트롤 실수로 우즈벡에 공을 빼앗겼다. 우즈벡은 역습을 전개했고 공간이 나자 알리바예프가 왼발슛을 시도했다. 알리바예프의 슈팅은 골키퍼 송범근을 향했지만 문전에 있던 수비수 황현수 몸 맞고 굴절됐다.
송범근은 역동작에 걸려 우즈벡의 득점을 지켜볼 수밖에 없었다.
김학범 감독은 이승모를 빼고 후반 15분 이승우를 투입했다. 수비형 미드필더인 이승모를 빼고 공격수를 투입해 반전을 펼치겠다는 승부수였다.
어쩔 수 없는 선택이었다. 중원에 한 명만을 남기고 모두 공격을 펼치겠다는 의지였다. 어쩔 수 없는 선택이었다. 하지만 이미 엎질러진 물을 다시 채우기에는 어려움이 따랐다.
그러나 이승모의 실수를 모든 선수들이 치열하게 경기를 펼치며 짜릿하게 경기를 다시 뒤집었다. 그 결과 한국은 우즈베키스탄을 꺾고 승리를 맛봤다.
하지만 문제는 다음 경기가 문제다. 4강 상대가 결정되지 않았지만 실수가 다시 나온다면 금메달을 위한 행보는 힘겨울 수밖에 없다. 흔들렸던 이승모는 겨우 살아났다. 이날 실수를 완전히 잊고 다음 스테이지를 준비해야 한다. / 10bird@osen.co.kr
[사진] 버카시(인도네시아)=이대선 기자 sunday@osen.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