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학범호가 '박항서 매직' 베트남을 꺾고 결승에 진출했다.
김학범 감독이 이끄는 아시안게임 축구대표팀은 29일(한국시간) 오후 6시 인도네시아 보고르 파칸사리 스타디움서 박항서 감독이 지휘하는 베트남과 2018 자카르타-팔렘방 아시안게임 남자 축구 준결승전에서 이승우의 멀티골과 황의조의 골을 더해서 3-1로 승리했다.
한국은 16강에서 이란에 2-0, 8강에서 강력한 우승후보로 꼽혔던 우즈베키스탄과 연장 혈투 끝에 4-3으로 승리했다. 이어 4강전서 '박항서 돌풍' 베트남을 상대로도 승리하며, U-23 대표팀 역대 상대 전적(5전 전승)에서 호조를 이어갔다.
베트남전서 한국은 이승우-손흥민-황의조의 초호화 공격진이 모두 제 역할을 해내며 결승 진출에 성공했다. 2014 인천 아시안 게임에 이어 대회 2연패를 노리는 한국은 일본-아랍 에미리트(UAE)의 4강전 승자와 만난다.
한국은 베트남전에 4-2-3-1을 내세웠다. 와일드 카드 공격수 황의조(감바 오사카)가 원톱, 손흥민(토트넘)이 2선 중앙에 좌우 날개 이승우(헬라스 베로나), 황희찬(잘츠부르크)과 함께 포진했다. 중원은 김정민(리퍼링)과 이진현(포항)이 구축했다. 포백라인은 왼쪽부터 김진야(인천), 김민재(전북), 조유민(수원FC), 김문환(부산)이 형성한다.
한편 많은 관심을 모은 선발 골키퍼로는 조현우(대구)가 나섰다. 와일드 카드 수문장 조현우는 우즈벡전에 결장했다. 조현우는 이란과 16강서 상대의 중거리포를 막다 부상을 입었다. 왼 무릎 반월상 연골판이 부었다. 우려가 있었지만 1경기만 쉬고 돌아왔다.
베트남은 스타트 라인업에서 주전 공격수를 빼고 수비적으로 나섰다. 한국은 황의조-손흥민-이승우-황희찬을 모두 출동시키며 맞섰다. 한국이 먼저 경기를 이끌었다. 공을 잡고 일방적으로 공격을 이어갔다.
반면 베트남은 중원 선수까지 모두 수비에 가담했다. 한국은 중원에서 패스 플레이를 통해 기회를 엿봤다. 빠르게 골이 터졌다. 전반 7분 황희찬이 수비수를 제치고 박스 안으로 침투 패스를 찔렀다.
베트남 수비수들이 황의조를 견제하자, 자연스럽게 이승우에게 기회가 생겼다. 볼을 잡은 이승우가 주저하지 않고 강력한 왼발 슈팅으로 골문을 갈랐다. 이번 대회 베트남의 첫 실점. 이승우는 선제골 이후 카메라에 '키스'를 하는 세리머니를 선보였다. 기
세를 탄 한국은 황희찬-이승우의 개인 능력을 앞세워 베트남을 계속 위협했다. 선수 개개인의 우월한 개인 기량을 앞세워 지속적으로 측면을 두들겼다. 반면 베트남은 수비 이후 한 방의 역습으로 동점골을 노렸다. 조현우가 베트남의 역습을 손쉽게 차단하며 위기를 넘겼다.
베트남의 수비는 한국 앞에서는 위력을 발휘하지 못했다. 전반 28분 이진현이 손흥민에게 공을 건네줬다. 손흥민이 기가 막한 라인 브레이킹 이후 침착한 스루 패스를 황의조에게 건넸다. 황의조가 침착하게 1대1 상황에서 마무리하며 스코어를 2-0으로 만들었다.
답답해진 베트남은 전반 30분 빠르게 미드필더 팜 득 후이를 빼고 공격수 응우옌 반 퀴옛을 투입했다. 라인을 올리고 공격에 나섰으나 한국의 강한 압박에 고전했다.
전반 40분 수비진의 클리어링 실수로 응우옌에게 위협적인 장면에서 슈팅 찬스를 허용했으나 다행히도 벗어났다. 전반 막판 이승우가 베트남 선수와 경합 과정에서 쓰러져서 고통을 호소했다. 다행히도 치료 이후 그라운드로 복귀했다. 한국은 무리하지 않고 여유로운 운영으로 전반을 2-0으로 마무리했다.
베트남은 후반 시작과 동시에 미드필더 르엉 쑤언 쯔엉 대신 쩐 민 부옹을 투입하며 변화를 줬다. 다급해진 베트남은 무리한 공격을 시도했다. 그러나 한국의 단단한 대처에 의미 없는 중거리 슈팅만 날렸다. 상대가 라인을 올리자 한국에 계속 기회가 왔다.
다시 한 번 이승우가 해냈다. 이승우는 후반 10분 중원에서 날랜 드리블 돌파를 시도한 이후, 황희찬에게 스루패스를 보냈다. 황희찬을 향해 베트남의 수비수가 몸을 날려 막아냈지만, 자연스럽게 뒤따라 들어오던 이승우가 밀어 넣으며 추가골을 기록했다.
한결 여유로워진 한국은 주축 선수들의 체력 안배에 나섰다. 후반 14분 황의조 대신 나상호를 투입했다. 후반 25분 나상호가 페널티 박스 앞에서 무리한 파울로 프리킥을 내줬다. 베트남의 쩐 민 부옹이 그대로 강력한 오른발 슈팅을 날려 만회골을 터트렸다.
한국은 후반 27분 손흥민 대신 이시영을 투입했다. 세트피스로 만회골을 터트린 베트남이 강하게 한국을 압박했다. 후반 31분 교체 투입된 '베트남 메시' 응우옌 콩 푸엉을 중심으로 일방적인 공격을 이어갔다. 한국은 무리하지 않고 수비적인 운영으로 맞섰다.
베트남은 후반 38분 코너킥 상황에서 위협적인 헤더 슈팅을 날렸으나, 조현우가 몸을 날려 막아냈다. 이어지는 역습 상황에서 황희찬이 공간을 만들고 이승우에게 공을 건넸다. 이승우가 과감한 중거리 슈팅을 날렸으나 상대 골키퍼의 선방에 무산됐다.
김학범 감독은 후반 39분 이승우 대신 수비수 황현수를 투입하며 지키기에 나섰다. 베트남의 슈팅이 이어졌지만, 조현우가 추가 실점을 허용하지 않았다. 추가시간 5분이 주어졌으나, 더 이상 골은 터지지 않았다. 경기는 그대로 한국의 3-1 승리로 마무리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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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 보고르(인도네시아)=이대선 기자 sunday@osen.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