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 시련이 성공의 밑거름이 될 것이다."
박항서 감독이 이끄는 베트남이 메달을 목에 걸지는 못했지만 아시안게임 축구 사상 첫 4위라는 가시적 성과를 거뒀다. 베트남 아시안게임 남자 축구대표팀은 1일(한국시간) 인도네시아 보고르 파칸사리 스타디움서 열린 아랍에미리트(UAE)와 2018 자카르타-팔렘방 아시안게임 남자 축구 동메달결정전서 정규시간 90분 동안 1-1로 승부를 가리지 못했다. 베트남은 연장 없이 곧바로 이어진 승부차기서 3-4로 분패했다.
베트남은 대회 준결승서 한국에 1-3으로 패하며 동메달결정전으로 밀려났다. 박항서 매직엔 제동이 걸렸지만 또 다른 역사에 도전했다. 준결승서 일본에 진 아랍에미리트를 상대로 사상 첫 3위를 노렸다. 하지만 '11m 러시안 룰렛'으로 불리는 잔인한 승부차기의 벽을 넘지 못했다.
박항서 감독은 경기 후 공식 기자회견서 "나와 선수들이 국민들을 실망시키지 않기 위해 최선을 다했지만 메달권엔 도달하지 못하고 4위에 머물렀다. 매 경기 최선을 다해준 선수들에게 감독으로서 아주 고맙게 생각하고 있다. 다음 대회를 위해 더욱 분발하겠다"고 아쉬운 소감을 전했다.
승부차기서 실축한 선수들에 대해서는 "지금 너무 낙담해 있어서 무슨 얘기를 해도 필요 없을 것 같다"며 "훌륭한 선수들이다. 미래에 많은 가능성이 있어 시련이 성공의 밑거름이 될 것이다. 잘 헤쳐나갈 것이라 생각한다"고 위로했다.
박항서 감독은 이번 대회 토너먼트의 성과에 대해 "나와 우리 선수들은 매 경기 최선의 노력과 함께 집중을 다했다. 부족한 부분도 있지만 극복하기 위해 많이 노력했다"며 "앞으로 발전할 것이다. 오늘은 동메달을 못 땄지만 더 큰 성장의 밑거름이 될 것이라 믿는다. 목표 달성을 하지 못한 오늘을 성장의 계기로 삼아야 한다"고 밝은 미래를 약속했다.
박항서 감독은 베트남 축구의 성장에 대해 "난 아시아 축구를 평가할 위치에 있지 않다"고 겸손의 미덕을 보이며 "베트남 축구가 아시아의 정상에 가기까지 많은 노력을 해야 한다. 나도 베트남 축구 발전을 위해 짧은 지식을 동원해 열정과 노력을 다하겠다"고 다짐했다.
박항서 감독은 마지막으로 "이 대회와 스즈키컵과 아시안컵을 연관시킬 필요 없다. 연령대가 다르다. 중요한 대회가 있으니 여기서 좋은 활약을 펼친 선수들을 국가대표로 차출할 수 있다. 베트남 리그서 뛰는 국가대표 선수들도 있다. 잘 준비하겠다"고 강조했다./dolyng@osen.co.kr
[사진] 보고르(인도네시아)=이대선 기자 sunday@osen.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