베트남 여론 75%, “박항서 체제 유지”.. 조기 연장 계약?
OSEN 김태우 기자
발행 2018.09.04 10: 05

베트남판 동화를 이끈 박항서 베트남 축구대표팀 감독에 대한 현지의 신뢰가 나날이 깊어지고 있다. 박 감독이 계속 팀을 맡아주길 바라는 여론이 절대 다수인 가운데, 계약을 조기에 갱신해야 한다는 주장도 나온다.
박항서 감독이 이끄는 베트남 아시안게임 축구대표팀은 지난 1일(한국시간) UAE와의 동메달 결정전에서 승부차기 끝에 아쉽게 패했다. 선제골을 내준 뒤 동점을 만들고 끈질기게 버텼지만 축구의 신은 베트남의 손을 들어주지 않았다. 하지만 남은 것은 어마어마한 성과였다.
비록 메달을 따지는 못했지만 이미 4강에 간 자체만으로도 베트남 역사에 길이 남을 최고의 성과다. 아시아권에서 동남아시아 국가들은 한국과 일본을 주축으로 한 동북아시아, 그리고 중동의 모래바람에 밀려 변방으로 취급받는 신세다. 하지만 이번 대회에서 베트남이 돌풍을 일으키며 향후 가능성을 밝혔다.

“베트남 축구를 FIFA랭킹 100위 내로 이끌고 동남아 최강국이 되는 것이 목표”라는 취임 일성은 서서히 궤도를 찾아가고 있는 모습이다. 초반에는 비판을 받기도 했으나 체계적인 축구를 하지 못했던 베트남 축구에 전술적 색깔을 입히면서 성장세가 뚜렷하다는 평가다. 이런 자국 대표팀의 호성적에 신이 난 팬들도 절대적인 신뢰를 보내고 있다.
동메달 결정전 이전에 이뤄진 설문 조사에서도 잘 드러난다. 베트남 종합 매체인 ‘24H’는 “박항서 감독과 베트남 축구협회는 2년 계약을 맺었고, 이제 절반 정도가 지나가고 있다. 2018년 AFF컵에도 함께 해야 하는가”라는 질문을 단 뒤 설문 조사를 벌였다. 총 1만1500명이 설문에 참여한 가운데 이중 75%는 “그렇다”고 답했다.
아무리 좋은 성적을 낸 지도자라 하더라도 호불호는 나뉘기 마련이다. 모든 팬들을 100% 만족시키는 지도자는 없다. 팬들과 미디어의 온갖 비판을 한몸에 받아야 하는 감독이 80%에 가까운 지지율을 얻고 있다는 것은 그 자체만으로도 대단한 성과다.
물론 조기에 계약이 연장될지는 미지수다. 2019년 10월까지 계약이 되어 있어 AFF컵과 2019년 아시안컵까지는 임기가 보장되어 있다. ‘24H’도 “보통 베트남 축구협회는 계약이 만료되기 전 몇 달을 앞두고서야 계약 연장에 대한 협상을 했다”고 전망했다. 다만 “U23 대회와 아시안게임 성공으로 연장 계약에 대한 이야기가 나오고 있고, 베트남으로서도 AFF컵과 아시안컵이 중요하다”면서 연장 계약을 통해 힘을 더 실어줄 가능성에도 무게를 뒀다. /skullboy@ose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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