백승민(28·삼성)이 스타탄생을 예고했다.
삼성은 4일 창원 마산구장에서 개최된 ‘2018시즌 신한은행 MY CAR KBO리그’ NC전에서 9회초 터진 백승민의 3타점 역전타에 힘입어 5-3으로 승리했다. 삼성(55승 59패)은 가을야구 희망을 이어갔다.
그야말로 백승민의 날이었다. 8회초 대수비 1루수로 투입된 백승민은 1군 무대 첫 안타를 때리며 주목을 끌었다. 삼성은 9회초까지 1-3으로 뒤져 패색이 짙었다. 하지만 야구는 몰랐다. 삼성은 구자욱의 볼넷, 박민우의 실책, 이지영의 사구로 안타 하나 안 치고 무사 만루를 연출했다.
NC 구원투수 이민호는 침착하게 아웃카운트 두 개를 잡았다. 하지만 그는 풀카운트 승부 끝에 김성훈에게 밀어내기 볼넷을 내줬다. 2사 만루에서 등장한 선수는 백승민이었다. 1군 무대서 거의 알려진 것이 없는 무명선수나 마찬가지였다. 백승민은 좌익수 뒤로 빠지는 깨끗한 2루타를 때렸다. 주자 세 명이 모두 홈인하며 삼성이 경기를 뒤집은 극적인 순간이었다.
대구남도초-경상중-상원고-영남대 출신 백승민은 2014년 삼성에 입단한 좌투좌타 내야수다. 우여곡절 끝에 병역의무를 마치고 올해 본격적으로 프로무대에 뛰어들었다. 백승민은 퓨처스리그서 3할이 넘는 타율로 주목을 받았다. 김한수 감독은 6월 19일 백승민을 처음 1군 엔트리에 포함시켰다. 그는 6월 21일 SK전에서 8번 1루수로 1군에 데뷔했지만 4타수 무안타에 그쳤다. 결국 2경기서 5타수 무안타에 그친 뒤 다시 2군에 내려갔다.
퓨처스리그서 백승민은 꾸준히 칼을 갈며 때를 기다렸다. 그는 퓨처스리그 67경기서 3할2리, 6홈런, 60안타, 46타점으로 꾸준함을 보였다. 육성의 중요성을 강조했던 김한수 감독은 확장로스터를 맞아 좌타자 백승민에게 기회를 줬다. 그리고 백승민은 다시 맞은 한 번의 기회서 역전 3타점을 터트리며 강렬한 인상을 심었다.
경기 후 김한수 감독은 “쉽지 않은 경기였다. 마지막 찬스에서 백승민이 큰 역할을 했다”며 백승민의 활약에 크게 고무됐다. 백승민은 “1볼에서 직구가 들어올 것을 예상해 자신감 있게 돌린 게 좋은 결과가 나왔다. 프로 데뷔 첫 안타와 역전타까지 기록해 잊을 수 없는 경기가 될 것 같다”면서 들뜬 표정을 감추지 못했다.
러프가 부상으로 빠진 상황에서 삼성은 ‘깜짝 스타’ 백승민의 등장으로 한시름 덜었다. 자칫 무기력하게 패할 수 있었던 아시안게임 후 첫 경기를 극적으로 역전승했다. 삼성의 가을야구 도전에 탄력을 받게 됐다.
하지만 방심과 자만은 금물이다. 백승민은 프로에서 이제 안타 두 개를 쳤을 뿐이다. 반짝했다가 사라져 간 선수들은 얼마든지 있다. 한 번 기회를 잡은 백승민은 꾸준한 활약이 더욱 중요하다. 과연 백승민은 김한수 감독이 원하는 깜짝스타로 성장할 수 있을까. / jasonseo34@osen.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