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금 폭탄 때문일까?
KIA 외국인 투수 헥터 노에시의 부진 원인을 놓고 여러가지 이야기들이 나오고 있다. 2016년 15승을 따내며 와일드카드 결정전 진출을 이끌었다. 2017년에는 20승 클럽게 가입하며 통합우승의 일등공신이었다. 모두 3점대 중반이 평균자책점이었다.
그러나 올해는 지난 2년의 위용을 잃었다. 9승9패, 평균자책점 4.84를 기록하고 있다. 24번의 선발등판 가운데 퀄리티스타트는 14회에 그치고 있다. 평균자책점은 작년에 비해 1점 이상이 높아졌다. 그러니 당연히 QS는 줄 수 밖에 없다.
헥터가 주춤하면서 KIA의 선발야구도 정상 가동을 못하고 있다. 유일하게 양현종만이 제몫을 하고 있다. 올해 부진한 성적도 외국인 투수 팻딘의 부진도 크지만 헥터가 잡아줄 경기에서 예년만큼의 믿음직한 투구를 못하고 있는 이유도 있다.
상대 타자들에게 많이 익숙해졌다는 점, 제구가 예년만큼 튼실하지 못하고 변화구의 예리함도 무뎌졌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잘 던지다 갑자기 집중타를 맞고 대량실점하는 경우도 잦았다. 아시안게임 휴식기 이후 KIA는 연승바람을 탔지만 헥터가 역전패를 내주는 바람에 주춤했다.
지난 9일 삼성과의 경기에서 4-0으로 이기다 헥터가 갑자가 3회 2사후 6점을 내주며 역전패를 당했다. 상승세가 꺾이면서 NC와의 마산 원정 2연전까지 모두 내주며 3연패에 몰렸다. 중요한 흐름에서 헥터의 부진이 반등이 아닌 하락의 빌미가 됐다.
여기 또 하나. 헥터의 부진이 세금폭탄에 있다는 말도 공공연하게 나돌았다. 이제는 외국인도 국내에 거주하는 기간이 6개월이 넘으면 국내인으로 간주해 종합소득세 신고(5월)를 하도록 세법이 바뀌었다. 헥터는 이전에는 22%만 제하고 받았는데 올해부터 새로운 세법을 적용받아 종합소득세 신고 대상이었다.
종합소득세 신고와 동시에 세금 납부액이 기존(22%)보다 훨씬 상회했다. 게다가 지난 2016년과 2017년까지 2년 동안의 세금까지 소급적용을 받았다. 헥터는 연봉으로 2016년 170만 달러, 2017년 170만 달러, 2018년 200만 달러를 받았다.
올해 세액과 2년 소급분까지 얼핏 계산을 하더라도 헥터는 상상하기 힘든 금액의 세금 폭탄을 맞았을 것으로 보인다. 헥터는 한번에 낼 수 없어 분할 납부로 열심히 세금을 내고 있다. 그러나 매월 통장에 찍히는 돈이 대폭 줄 수 밖에 없다. 그의 어깨가 유난히 처진 이유가 조금이나마 이해되는 대목이다. /sunny@osen.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