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두산 정규리그 우승] '선발·마무리 다 잡았다' 김태형 감독의 '신의 한 수'
OSEN 이종서 기자
발행 2018.09.25 17: 31

모험이라고 생각했지만, 우승 원동력이 됐다. 두산 베어스의 김태형 감독의 선택 하나가 시즌 우승의 발판을 놓았다.
김태형 감독은 올 시즌을 앞두고 깜짝 시즌 구상을 공개했다. 2016년 시즌 막바지 상무에서 제대해 마무리 투수로 뛰었던 이용찬을 선발로 보내고, 지난해 9승을 올렸던 함덕주를 마무리투수로 보내겠다는 뜻이다.
이용찬이 지난해 후반기 30경기에서 11세이브(3승 2패)를 올렸지만, 평균자책점이 5.34나 될 정도로 불안한 모습을 보였다. 불펜에서 어려움을 겪은 만큼, 일정한 루틴에 따라서 긴 호흡으로 경기를 풀 수 있는 선발로 준비할 수 있도록 배려한 것이다.

우려의 목소리도 많았다. 이용찬은 지난 2012년 두 자릿수 승리를 거두기는 했지만, 이후 줄곧 불펜으로 나왔다. 반면 함덕주는 지난해 선발 로테이션을 안정적으로 지켰다. 안정적인 선발 카드 하나를 줄인다는 것이 김태형 감독으로서는 부담이 될 법도 했다.
모험과 같았던 김태형 감독의 한 수는 적중했다. 6년 만에 선발 투수로 자리를 옮긴 이용찬은 토종 에이스로 우뚝 섰다. 22경기에서 남긴 성적은 12승 3패 평균자책점 3.83. 이 중 퀄리티스타트(6이닝 이상 3자책점 이하)는 14차례나 됐다. 시즌 초반 옆구리 부상으로 약 한 달 정도 빠지기는 했지만, 꾸준히 로테이션을 지켰다. 이용찬은 25일 잠실 넥센전에서도 5이닝 2실점 호투를 펼치면서 팀 승리의 발판을 놓기도 했다. 장원준과 유희관이 나란히 부진했던 만큼, 이용찬의 활약은 두산으로서 '가뭄의 단비'와 같았다. 
함덕주 역시 두산 최고 마무리 투수로 자리매김했다. 59경기에서 6승 3패 26세이브 3홀드 평균자책점 2.91로 팀의 뒷문을 굳게 닫았다. 26세이브는 윤석환(1984년)과 이현승(2016년)이 25세이브를 기록하며 가지고 있던 두산 좌완 투수 최다 세이브를 넘어선 기록이다. 함덕주는 이날 13-2로 앞선 9회초 마운드에 올라와 이날 경기를 끝냈다.
이용찬과 함덕주 모두 아시안게임 대표팀에서 금메달 획득에 앞장서면서 두산 뿐 아니라 KBO리그를 대표하는 선수라는 것을 입증하기도 했다.
깜짝 카드였던 김태형 감독의 선택 하나가 두산의 우승을 이끈 가장 큰 힘이 됐다. /bellstop@ose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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