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하위권 경쟁에서 사투를 벌이고 있는 KT지만, 그와는 별개로 두 명의 선수는 KBO 리그의 역사를 써내려가고 있다. 이제는 KBO 리그 전설들의 기록이 코앞이다.
멜 로하스 주니어(28)와 강백호(19)는 올 시즌 KT 타선의 위안들이다. KBO 리그 2년차를 맞이하는 로하스는 골든글러브에 도전할 수 있는 성적이다. 고졸 신인으로 센세이션을 일으킨 강백호는 신인왕을 사실상 확정지었다.
성적이 그만큼 뛰어나다. 로하스는 시즌 133경기에서 타율 3할1푼2리, 40홈런, 110타점, 107득점, 17도루, OPS(출루율+장타율) 0.995를 기록하고 있다. 올 시즌 로하스보다 더 뛰어난 공격 생산력을 가진 선수는 손에 꼽힌다. 범위를 좁혀 중견수라는, 수비 부담이 적지 않은 포지션에서는 단연 최고다.
강백호는 127경기에서 타율 2할8푼, 25홈런, 73타점, 96득점, OPS 0.850을 기록 중이다. 이 정도 성적을 낸 신인 고졸 야수는 실로 오래간만이다. KT의 전폭적인 지원 속에 한 시즌을 풀로 뛰며 귀한 경험까지 쌓았다.
KT의 포스트시즌 진출 확률은 사라졌으나 두 선수의 도전은 볼거리다. 로하스는 중견수 역대 기록을 하나둘씩 갈아치울 기세다. 강백호는 고졸 신인 최다 홈런 기록을 이미 깼다. 이제는 신인 최다 홈런에 한걸음씩 다가서고 있다.
로하스는 이미 역대 중견수 최다 홈런 기록을 경신했다. 중견수 한 시즌 최다 홈런은 2000년 박재홍(당시 현대, 이하 당시 소속팀)의 32개였다. 로하스는 중견수로는 처음으로 40홈런을 때린 선수다. 로하스는 타점 기록도 노린다. 2000년 박재홍이 당시 115타점을 기록했다. 남은 경기를 감안하면 부상이 없다는 전제 하에 경신이 가능해 보인다.
로하스의 현재 공격 생산력은 역대 최고의 중견수로 평가되는 2000년 박재홍, 1999년 이병규(LG)와 비교해도 그렇게 큰 차이는 나지 않는다. 1999년과 2000년 또한 타고투저가 뚜렷했던 시즌이라 어느 정도 비슷한 선상에서 비교가 가능하다.
강백호도 홈런 사냥을 계속 한다. 강백호는 이미 김재현(LG)이 1994년 기록한 고졸 신인 최다 홈런(21홈런)을 경신했다. 양준혁(삼성)의 1993년 23개, 김동주(OB)의 1998년 24개도 차례로 넘어섰다. 이제 강백호보다 데뷔 시즌에 더 많은 홈런을 친 신인은 역사상 둘 밖에 남지 않았다. 1991년 김기태(쌍방울·27개), 그리고 1996년 박재홍(현대·30개)이 그 전설의 주인공이다.
시대의 차이는 있지만 강백호는 고졸이라는 점에서 가치가 더 있다. 박재홍의 기록까지는 다소 어려울 수 있지만, 좌타 최다인 김기태의 기록에는 충분히 도전할 수 있다. 강백호가 넘은 김재현 양준혁 김동주, 앞두고 있는 김기태 박재홍은 훗날 모두 KBO 리그의 전설적인 선수들로 성장했다. 한편으로는 김재현의 80타점까지도 얼마 남지 않았다. 이 또한 넘어설 기회가 충분하다. /skullboy@osen.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