표절 의혹으로 인한 잡음은 아쉽지만, 결과만 놓고 봤을 땐 만족스럽다. SBS 주말특별기획 ‘그녀로 말할 것 같으면’(극본 박언희/연출 박경렬)이 해피엔딩으로 막을 내렸다.
지난 29일 방송된 ‘그녀로 말할 것 같으면’ 마지막회에서는 지은한(남상미 분)-한강우(김재원 분)-강찬기(조현재 분)-정수진(한은정 분)를 비롯해 고통스럽거나 왜곡된 삶을 살아가던 주요 등장인물들이 반성을 통해 잘못된 삶을 바로잡았다. 그리고 자신을 치유하는 모습을 보이며 시청자에게 기분 좋은 결말을 선사했다. 더욱이 들꽃이 출렁이는 꽃밭에서 이루어진 강우의 은한을 향한 청혼은 고통의 시간을 끝낸 은한의 새로운 출발이라는 점에서 더할나위 없이 의미있는 엔딩이었다.
종영 당일 일본 드라마와의 유사성으로 표절 의혹에 휩싸인 '그녀로 말할 것 같으면'이지만, 시청률만큼은 좋았다. 시청률 조사회사 닐슨 코리아에 따르면 ‘그녀로 말할 것 같으면’(40회 기준)은 전국 시청률 12.7%로 자체 최고를 경신했다. 또 수도권 시청률 역시 13.6%로 자체 최고 시청률을 얻었다. 중심 연령층인 2049는 3.9%(수도권 기준), 분당 최고 시청률도 15.6%로 지속적인 상승세를 보여줬다.
1. 미스터리는 어렵다는 공식을 깨다
‘그녀로 말할 것 같으면’의 난해하지 않은 스토리 전개는 타 미스터리 드라마와의 가장 큰 차별점이자 시청률 고공의 힘이었다. 대부분의 미스터리 드라마는 타 장르에 비해 시청자를 몰입시키게 만드는 강력한 힘을 가지고는 있으나, 중간 진입이 어렵다는 단점도 있다. 그러나 '그녀로 말할 것 같으면'은 긴장감을 유지하면서도 언제 진입해도 전혀 어려움이 느껴지지 않는 쉬운 전개로 폭넓은 시청층을 확보했다.
2. 남상미의 힘 입증
남편으로부터 끊임없이 구타를 당하면서도 딸을 향한 애끓은 모정을 간절하게 표현한 남상미는 ‘그녀로 말할 것 같으면’의 일등공신이다. 남상미의 호감도에 힘입어 시청자는 은한의 아픔에 더욱 깊이 공감할 수 있었으며, 폭력 남편에 대해 함께 분개했다.
제작진은 “촬영중 인대가 늘어나는 부상에도 불구하고, 보호장비를 하고 아무 일도 없었던 듯 쾌활하게 촬영에 임하는 남상미 씨를 보며 감동하지 않을 수 없었다”며 “언제 어디서나 모든 이들을 배려하는 남상미 씨와 함께 한 시간들은 결코 잊을 수 없는 기분 좋은 추억이며, 다른 제작진에게도 남상미 씨와의 작업을 적극 추천하고 싶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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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 따뜻한 미소 김재원의 건재/조현재와 한은정의 강렬한 악역 연기
김재원과 조현재는 ‘그녀로 말할 것 같으면’의 한강우와 강찬기를 통해 한동안의 활동 공백으로 인한 우려를 단번에 씻어내고 강렬한 인상을 남긴 채 다음 작품을 기약하게 됐다.
김재원은 진정한 사랑을 위해서는 어떤 것도 두려워하지 않는 강하면서도 아름다운 남자 한강우를 멋지게 표현하며 ‘스윗남 김재원’이 여전히 건재함을 알렸다. 조현재는 겉으로는 완벽한 듯 보이지만 실제로는 폭력남편인 이중적인 인물 강찬기로 분해 연기 스펙트럼을 넓혔다. 한은정 역시 탐욕으로 똘똘 뭉친 악녀 정수진 실장을 그녀만의 컬러로 완벽하게 소화, 연기파 배우의 이미지를 확고히 다졌다.
4. 이미숙의 화려함과 노련함
연기의 신 이미숙은 ‘그녀로 말할 것 같으면’에서 대저택의 주인이자 화장품 회사의 오너답게 감각적인 패션과 헤어스타일을 유감없이 과시하며 시청자에게 충분한 볼거리를 제공했다.
또 며느리에게 “미안하다. 용서해라”, “동영상을 공개해라. 아들의 병을 고치기 위해 네가 아니라 내가 결정한 거다”라고 말하는 현명하면서도 용기 넘치는 새로운 캐릭터의 시어머니를 너무도 자연스럽게 표현해 시청자의 힘찬 박수갈채를 받았다.
이처럼 ‘그녀로 말할 것 같으면’은 어렵지 않은 전개와 남상미, 김재원, 조현재, 한은정, 이미숙 등 배우들의 열연에 힘입어 미스터리물의 새장을 개척한 인상 깊은 드라마였다./parkjy@ose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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