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쎈 현장분석] ‘불펜 9명 총력전’ 불굴의 롯데, 기적의 행군 이어간다
OSEN 김태우 기자
발행 2018.10.02 22: 58

“선발투수들이 중요하다”
조원우 롯데 감독은 2일 인천 SK전에 앞서 잔여경기 최대 과제로 선발투수들의 분전을 뽑았다. 롯데는 1일까지 5위 KIA에 3.5경기 뒤진 7위를 달리고 있었다. 다만 잔여경기가 12경기로 가장 많았다. 자력으로 5할을 만들 수 있는 가능성을 가지고 있었다.
그러나 가장 많은 경기가 남아있다는 것은 어쩔 수 없는 부담이다. 이럴수록 선발투수들의 몫이 중요하다는 게 조 감독의 이야기였다. 조 감독은 “때로는 7이닝을 끌어줄 수 있어야 한다. 그래야 불펜 부담도 줄어든다”고 말했다. 빡빡한 일정을 버티려면 불펜투수들도 체력을 관리해야 하기 때문에 선발투수들이 되도록 많은 이닝을 안정적으로 던져주길 바란 것이다.

하지만 그 기대는 첫 판부터 물거품이 됐다. 이날 선발로 나선 김원중은 2이닝을 던지는 데 그쳤다. 2회 정의윤 최정에게 홈런포를 허용했고, 이후에도 제구에 문제를 드러내며 2회에만 4실점했다. 3회에도 선두 이재원에게 2루타를 맞고 위기를 허용했다. 투구수가 56개였지만 롯데 벤치는 김원중으로 버티기는 어렵다는 판단을 내린 것인지 곧바로 불펜을 가동했다. 결과적으로 마지막까지 포기하지 않는 그런 총력전이 결국 승리로 돌아왔다. 
롯데는 김건국(⅔이닝), 이명우(⅓이닝), 정성종(1⅔이닝), 고효준(⅔이닝), 윤길현(1⅓이닝), 오현택(⅓이닝) 진명호(⅔이닝)을 총동원해 이닝 쪼개기에 나섰다. 타선이 3회 1점, 4회 2점, 7회 1점을 뽑아 2점차까지 좁힌 상황에서 경기를 그냥 놔둘 수는 없었다. 결과는 비교적 성공적이었다. 남은 6이닝을 2실점으로 버텼으니 불펜으로서는 나름대로의 몫은 한 것이다.
타선이 4-6으로 뒤진 9회 2점을 내고 동점을 만들자 필승조까지 동원됐다. 9회 구승민이 마운드에 올라 힘으로 SK 타선을 찍어눌렀다. 그러자 타선이 연장 10회 채태인의 역전 솔로포로 경기를 뒤집는 등 2점 리드를 만들었고 연장 10회는 손승락이 마무리했다. 불펜투수만 9명이 투입된, 희망을 이어가는 값진 승리였다.
주 첫 경기에 불펜을 많이 쏟아부었고, 남은 일정을 생각하면 선발투수들이 더 좋은 활약을 펼쳐야 한다는 데는 이견이 없다. 확대엔트리 상황에 투구수도 나름대로 관리를 했고, 구승민과 손승락의 대기에는 문제가 없지만 이런 경기 양상이 거듭될 수록 힘이 부칠 것은 명백하다. 롯데가 희망과 과제를 동시에 확인한 날이기도 했다. 다만 지고 과제를 안은 것보다는 확실히 나았다. /skullboy@osen.co.kr
[사진] 인천=곽영래 기자 /youngrae@ose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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