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준 와일드카드 결정전'이라고 불리게 된 5위 사수와 탈환을 놓고 벌이는 고지전. 타선의 화력이 만만치 않은 가운데 선발 투수들이 해내야 하는 몫이 중요해졌다. 하지만 KIA와 롯데의 두 선발 투수 모두 불안요소는 내재하고 있다.
KIA와 롯데는 9일 부산 사직구장에서 열리는 시즌 13번째 맞대결에 나설 선발 투수로 각각 임기영과 송승준을 예고했다.
KIA와 롯데, 양 팀의 승차는 어느덧 1경기 차이로 좁혀졌다. KIA가 주춤하는 사이 롯데가 맹렬하게 추격했고, 이젠 정규시즌 마지막 주에 모든 것을 건 승부를 벌이게 됐다. 이날 경기 포함해 4번의 맞대결이 남아있기에 이 4경기에서 5위의 주인이 가려질 전망이다.
사실상의 4연전 개념에서 가장 중요한 것은 첫 판이다. 첫 판의 기선제압이 중요하다. 양 팀 타선의 최근 기세는 롯데가 조금 더 앞서있지만 KIA 역시 그에 못지 않은 화력을 과시하고 있다. 첫 판의 선발투수들이 상대 타선의 예봉을 꺾으며 주도권을 잡는 게 중요해졌다.
그러나 임기영과 송승준 모두 완벽한 컨디션 속에서 마운드에 오르지 못한다는 게 불안요소다.
임기영은 올 시즌 27경기 8승9패 2홀드 평균자책점 6.00의 성적을 기록하고 있다. 올해 롯데전에서 3경기 2승 평균자책점 3.86으로 강세를 보이고 있지만 지난 9월 14일 롯데전에서는 4⅔이닝 10피안타(1피홈런) 5실점으로 조기 강판됐다.
올해 선발과 불펜을 오가는 임기영인데, 지난 9월 26일 KT전에 선발 등판해 1이닝 4실점으로 패전 투수가 된 뒤 13일 만에 다시 선발 마운드에 오른다. 오랜만의 선발 등판이긴 하지만 그 사이에 등판이 없었던 것은 아니다. 이날 선발 등판 전까지 구원으로 4번 등판했다. 가장 최근 구원 등판은 6일 SK전(0이닝 2피안타 1실점). 이후 3일 만에 선발 마운드에 오르는 셈이다.
지난 주 선발 등판이 예정되기도 했지만 불펜 등판을 하면서 계획이 변경되는 등 개인의 루틴을 맞추기 힘든 여건이었다. 선발 투수로의 공백과 불펜 투수로 준비한 과정의 피로도를 무시하기 힘들다.
만약 지난 7일 잠실 두산전처럼 '오프너' 전략을 통한 불펜 물량전을 계획한다면 임기영의 역할은 선발 투수가 아닌 첫 번째 투수가 되겠지만, 불펜진에 대한 아쉬움이 짙은 것은 사실이다.
송승준도 마찬가지로 불안요소를 갖고 있다. 20경기 3승4패 평균자책점 5.83의 성적을 기록하고 있다. 최근 2경기에서 승리는 없지만 모두 5이닝 이상을 소화했고 실점을 최소화하며 선발 투수로의 역할은 다했다.
그러나 지난 3일 대전 한화전(5이닝 2실점(1자책점))에서 허벅지 뭉침 증세로 겨우 이닝을 버텨나갔다. 당시 투구 수는 77개로 많은 것이 아니었지만 허벅지 통증으로 일찍이 마운드를 내려가야만 했다.
이후 송승준의 회복 추이를 지켜본 롯데 벤치였고, 빠르게 호전이 되면서 이날 정상적으로 선발 마운드에 오른다. 하지만 올해 4월에도 허벅지 부상으로 전열을 이탈했던 전력이 있는만큼 부상에 대한 우려를 그냥 지나치기 힘들다. 일찍이 불펜을 가동해 투수를 소모해야 하는 상황이 올 수도 있다.
결국 KIA와 롯데, 양 팀의 선발 투수들 모두 불안요소들을 안고 있고, 이를 딛고 일어서야만 5위 고지전에서 우위를 점할 수 있다. 과연 불안요소를 극복하는 투수는 임기영일지, 아니면 송승준일지 관심이 모아진다. /jhrae@osen.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