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뷰티풀 데이즈' 감독 "이나영, 10대 시절 연기 위해 체중 감량..노력↑"(인터뷰③)[23rd BIFF]
OSEN 김보라 기자
발행 2018.10.10 07: 00

 (인터뷰②에 이어) “많은 연령층의 관객들이 이 영화를 보고 가족에 대한 질문을 던졌으면 좋겠다. 또 엄마와 된장찌개를 먹었으면(웃음). 그렇게 싫었던 된장찌개가 좋아질 수도 있지 않을까?”
23회 부산 국제영화제의 개막작으로 선정된 영화 ‘뷰티풀 데이즈’의 각본 및 연출을 맡은 윤재호 감독은 9일 오후 부산 해운대 파크하얏트에서 진행된 OSEN과의 인터뷰에서 “우리가 살아가면서 함께 밥을 먹는다는 게 흔하지만 쉽지 않은 일이다. 가족끼리 별 대화가 없더라도 잠깐의 시간 동안, 식사를 하는 것은 중요하다고 생각한다”라며 이 같이 말했다.
‘뷰티풀 데이즈’는 남편과 아들을 버리고 떠난 탈북 여성의 사연이 밝혀지면서 갈등이 풀어지는 모자(母子) 관계, 새롭게 정의될 수 있는 가족의 의미를 담았다.

엄마(이나영 분)가 아들 젠첸(장동윤 분)을 버리고 떠나고, 아무것도 모르던 아들은 15년 후 엄마를 찾아간다. 따뜻한 모습을 기대했건만, 엄마는 술집을 운영하고 건달 같은 남자(서현우 분)와 동거하고 있다. 아들에게 밥 한 끼 차려주는 것 밖에 할 수 없는 엄마의 진짜 사연은 무엇일까.
개막작 ‘뷰티풀 데이즈’가 영화제에서 4일 공개된 가운데, 탈북여성이 생존을 위해 감당해야 했던 고통과 모정까지 버려야 했던 기구한 인생사를 조명한다. 윤재호 감독은 “탈북 여성이 어느 나라에 가도 제대로 발 붙여  살 수 없다는 느낌이 있다”며 “우리가 정의하는 행복이라는 단어가, 어차피 상대적일 수밖에 없다. 불행이라는 단어도 마찬가지다. 어떤 관점에서 보느냐에 따라 행복해보일 수도, 불행해보일 수도 있다. 영화에는 우리의 생각들과 편견이 묻어 있다. 결국 젠첸이 그것들을 깨나가면서 본인만의 행복을 찾아간다”고 말했다.
젠첸 역을 맡은 배우 장동윤은 이 작품을 통해 스크린에 데뷔했다. 아직 경험이 많지 않은 신인이지만 집 나간 엄마를 대하는 아들의 태도, 나중에 사연을 접했을 때의 반응과 중국어 연기 등 캐릭터를 현실감 있게 그려냈다.
윤 감독은 “젠첸 역은 제작사 대표님께서 장동윤을 추천 해주셨고 미팅을 위해 사무실에서 만났다. 느낌을 보기 위해 대본을 건넸고 딱 한 마디만 했는데, 완전히 젠첸 같았다. 미리 연습을 하고 온 거 같은데 정말 똑같더라. 본인이 먼저 열정적으로 배우고 왔더라. 너무 잘해서 좋았다. 그런 준비성이 철저해서 결정을 하게 됐다”고 캐스팅 과정을 전했다.
그러면서 “이 영화는 배우들이 연기하기가 힘들었을 거다. 15회 차만 촬영했는데 저희는 그것 이상으로 넘어갈 수 없었다. 1분 1초가 굉장히 중요했다. 실수를 하는 순간 큰일이 난다(웃음). 그래서 배우들에게 집중력을 발휘해야 하는 영화라고 설명했다”고 밝혔다. 3억 2천 만원 정도의 저예산 영화이기 때문에 제작비를 최대한 절약해야 했다고.
하지만 윤재호 감독은 “이나영이 시나리오를 굉장히 좋게 보셨다. 제가 생각한 가족과 엄마에 대해 좋게 생각하셨더라”며 “아이를 갖기 전에 이 책을 받았으면 다르게 생각했을 거 같은데 이젠 아이를 가진 엄마로서 이해할 수 있다고 하더라”고 말했다.
이나영은 10대 소녀 시절부터 30대 후반 엄마 모습까지 넘나들며 인물의 깊어진 내면을 표현했다. 윤 감독은 “조명을 많이 활용했다. 과거와 현재가 달라보여야 했기 때문이다. 특히 이나영 배우가 (원래 말랐지만)10대 시절 연기를 위해 체중을 많이 감량했다. 정확히 몇 킬로그램을 뺐는지 모르겠지만, 촬영장에서 보니 눈에 띌 정도로 많이 빠지셨더라. 어쨌든 관객들이 보기에 과거와 현재가 외모적으로도 달라보여야 했기 때문이다. 제가 이미지적으로 달라보였으면 좋겠다고 했는데 굉장히 노력을 많이 하셨다”고 고마운 마음을 전했다.
‘뷰티풀 데이즈’의 개봉은 11월 말이다./ purplish@ose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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