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든 자리는 몰라도 난 자리는 안다' 벤투호의 수비 핵심, 장현수
OSEN 이인환 기자
발행 2018.10.17 05: 46

있을 때는 몰랐지만 없으면 느껴지는 빈 자리. 벤투호 수비 라인에서 장현수(FC 도쿄)의 존재감이다. 
파울루 벤투 감독이 이끄는 한국 축구 대표팀(FIFA랭킹 55위)은 지난 16일 밤 8시 천안종합운동장서 열린 파나마(70위)와의 A매치 평가전에서 2-2 무승부를 기록했다.
한국은 박주호와 황인범이 잇따라 A매치 데뷔골을 터뜨렸지만, 세트피스 상황에서 연달아 골을 내주며 무승부에 만족해야 했다

한국은 벤투 감독이 지휘봉을 잡은 이후 4경기(2승 2무) 무패를 기록하게 됐다. 코스타리카(2-0), 칠레(0-0), 우루과이(2-1) 등 강호들을 상대로 선전을 펼쳤다.
한국은 이날 수비에 헛점을 노출 파나마에 2골을 내줬다. 파나마가 A매치에서 2골 이상 기록한 것은 지난 2017년 10월 그레나다전(5-0 승) 이후 처음이다.
파나마전서 벤투 감독은 수비 라인에 변화를 줬다. 벤투호는 앞선 3경기서 홍철(수원 삼성)-김영권(광저우 에버그란데)-장현수(FC 도쿄) - 이용(전북 현대)로 수비진을 구성했다. 파나마전에서는 홍철 대신 박주호(울산 현대), 장현수 대신 김민재(전북)가 투입됐다. 
아쉽게도 대표진의 수비는 파나마전서 기대 이하의 모습을 보였다. 후반 내내 상대의 공격을 제대로 차단하지 못했다. 수비와 중원의 간격이 지나치게 넓어서 상대에게 많은 공간을 내줬다. 
이날 대표팀의 포백 라인은 라인 조절과 후방 빌드업에 어려움을 겪었다. 뛰어난 피지컬을 가진 김민재지만 제대로 포백 라인이 유지되지 않자 연신 상대 공격수의 마크를 놓치며 실점 위기를 초래했다.
결국 벤투 감독은 후반 32분 마지막 교체 카드로 김민재 대신 장현수를 투입했다. 장현수의 투입과 동시에 수비 라인이 간격을 유지하는 모습을 보였다. 커맨드형 수비수로 장현수의 진가가 나타난 순간이었다.
짧은 시간이지만 장현수의 투입과 동시에 수비와 중원의 간격이 조절됐을 뿐만 아니라 안정적인 빌드업이 나타냈다. 그는 경기 막판 파나마의 역습에 발빠르게 대처해 실점을 막는 모습을 보이기도 했다.
장현수는 대표팀서 수차례 실수로 많은 비판을 샀다. 대표팀 수비의 '구멍'으로 평가받으며 선발  자체를 이해할 수 없다는 평가가 이었다. 하지만 벤투 감독은 장현수는 팀의 핵심 선수라는 점을 계속 강조했다.
우루과이전이 끝나고 열린 기자회견에서 벤투 감독은 이례적으로 장현수에 관해서 "과거 실수를 언급하면 안된다. 최근 3경기를 본다면 굉장히 높은 수준의 선수다. 특별히 관심을 갖고 보호해야 한다. 굉장히 도움이 될 선수다. 장현수의 플레이에 대해 굉장히 만족한다"고 극찬했다.
수비의 핵심인 장현수가 비난 여론에 흔들리지 않도록 힘을 실어준 것. 장현수 역시 "과거 실수를 경험 삼아 더 좋은 모습을 보이겠다"고 다짐했다. 실제로 장현수의 존재감은 나서지 않은 파나마전서 더욱 크게 느껴졌다. 말 그대로 '든 자리는 몰라도 난 자리는 알 수 있다'가 과언이 아니었다.
아시안컵까지 벤투호의 수비 라인은 김영권과 장현수 중심으로 갈 가능성이 높다. 부재로 더 큰 존재감을 나타낸 장현수가 심기일전하여 확고한 벤투호의 기둥으로 자리 잡을 수 있을지 주목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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