잘 나가던 벤투호에 쓴 보약이 될 파나마전
OSEN 이균재 기자
발행 2018.10.17 05: 24

'실패는 성공의 어머니.'
파울루 벤투 감독이 이끄는 한국 축구 대표팀은 지난 16일 밤 천안종합운동장서 열린 파나마와 A매치 평가전서 2-2로 비겼다. 박주호와 황인범의 연이은 골로 2골 앞섰던 리드를 지키지 못한 점이 아쉬웠다. 벤투 감독이 지휘봉을 잡은 뒤 무패행진을 4경기로 늘린 것으로 위안 삼았다. 9~10월 A매치 4경기서 코스타리카와 우루과이를 잡았고, 칠레와 파나마와 비기며 2승 2무를 거뒀다.
벤투 감독은 공언대로 파나마전에 변화를 줬다. 그간 베스트 일레븐에 거의 손을 대지 않았다. 파나마전엔 5명이나 바꿨다. 황의조(감바 오사카), 정우영(알 사드), 장현수(FC도쿄), 홍철(수원 삼성), 김승규(빗셀 고베)를 대신해 석현준(스타드 드 랭스), 황인범(대전), 김민재(전북), 박주호(울산), 조현우(대구)에게 선발 출전의 기회를 줬다.

명과 암이 공존했다. 첫 선발에 A매치 데뷔골까지 터트린 황인범(대전)이 대표적이다. 황인범은 전반 32분 손흥민(토트넘)의 땅볼 크로스를 오른발 논스톱 슈팅으로 연결해 한국에 2-0 리드를 안겼다. 황인범은 창의적이고 공격적인 패스로 가진 장점을 뽐냈다. 단점도 드러났다. 공격적인 패스의 정확성이 부족해 더러 패스미스로 연결됐다. 비단 황인범뿐만이 아니다. 다수의 선수들이 이기고 있을 때 경기 운영의 미숙함을 드러냈다.
벤투 감독은 "흐름이 바뀐 뒤 템포가 늦어졌고 후방 빌드업과 수비 집중력이 떨어져 양상이 바뀌었다"며 "안정적이고 빠르게 공수를 전환했어야 하는데 그러지 못했다"고 아쉬운 경기력을 평가했다.
'베테랑' 기성용(뉴캐슬 유나이티드)은 "2-0으로 이기고 있을 때 경기 운영이 미숙했다. 계속 골이 들어가니 서두르지 않을 상황인데 서둘렀다"며 "골을 더 넣기 위해 많이 무리했다. 조금 더 차분하게 경기를 이끌어서 2-0으로 전반을 마쳤다면 후반에 더 주도했을 것이다. 쫓기다 보니 실수가 더 나와 결국 승리하지 못했다"고 꼬집었다. '캡틴' 손흥민도 비슷한 의견을 드러냈다. "경기 운영이 필요하다는 걸 배웠다. 이기는 상황에서 어떻게 해야할지 배웠다." 
가능성과 한계를 동시에 본 황인범은 "모험적이고 공격적인 부분에 자신감이 있지만 빌드업 시 안정감이 떨어진다. 경기력을 돌아보면 부족하고 실수가 많아 아쉬웠다"며 "형들의 장점을 흡수하겠다"고 성장을 다짐했다.
파나마전은 이듬해 1월 아시안컵을 준비하는 벤투호에 쓴 보약이 될 것이다. 기성용은 "우리보다 전력이 떨어지는 팀들과 어려운 경기를 펼칠 수 있다는 걸 선수들도 배웠을 것이다. 아시안컵서도 충분히 일어날 수 있는 일이다. 파나마전을 통해 경기 운영을 배웠으면 좋겠다"고 긍정을 노래했다.
한국은 내달 호주 원정길에 올라 아시아 강호인 호주, 우즈베키스탄과 차례로 맞닥뜨린다. 아시안컵의 우승 가능성을 가늠할 수 있는 좋은 시험대다. 마침 예방주사도 맞은 터라 두려울 것이 없다./dolyng@osen.co.kr
[사진] 천안=박준형 기자 soul1014@osen.co.kr 이동해 기자 eastsea@ose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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