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문세의 노래가 다시 한번 뮤지컬 관객들을 감동으로 이끌 전망이다. 뮤지컬 '광화문연가'가 지난 시즌보다 업그레이드 돼 무대에 오른다.
17일 오후 2시, 서울 중구 소공로에 있는 더플라자 호텔에서 뮤지컬 '광화문연가' 제작발표회가 열렸다. '광화문연가'는 고 이영훈 작곡가가 만든 이문세의 노래를 중심으로 인생의 마지막 순간인 1분 동안 스치는 기억들을 위트 있고 감동적으로 그려냈다.
지난해 연말 단 4주 만에 10만 관객을 동원하며 성황리에 막을 내렸던 작품이 1년 만에 돌아왔다. 국내 창작뮤지컬의 지평을 열어온 50년 전통 서울시뮤지컬단과 CJ E&M이 최초로 공동제작한 작품으로 화제를 모았던 만큼 이번 시즌에는 더욱 업그레이드 돼 관객들을 만날 예정이다.
제작발표회의 시작은 중년 명우 역을 맡은 안재욱, 이건명, 강필석의 열창이었다. 세 사람은 각각 '광화문연가', '소녀', '옛사랑'을 부르며 무대 위에 올랐다. 이어 김호영이 '이 세상 살아가다 보면'으로 분위기를 신명나게 띄웠다. 이석훈은 '애수'를 열창했고 15명의 배우들과 앙상블까지 모두 올라 '그녀의 웃음소리 뿐'으로 환상의 하모니를 완성했다.
지난 시즌에 이어 안재욱과 이건명은 또다시 중년 명우 역을 맡았다. 명우는 죽음을 앞두고, 젊은 날 사랑했던 수아를 통해 상처를 마주하는 캐릭터다. 이건명은 "명우는 죽기 1분 전, 자신의 삶을 되돌아 보며 무엇이 소중한지, 가장 소중한 걸 깨닫고 떠나는 행운아"라고 설명했다.
안재욱은 "이야기 자체는 무거울 수 있다. 하지만 사랑 이야기를 마냥 슬프고 무겁게 풀지 않았다. 수많은 발라드곡을 담백하고 가볍게 부르기도 한다. 그러나 가볍게 보이지만 무대와 작품을 대하는 진지한 마음, 관객들과 소중하면서 진지한 추억을 갖고 싶어하는 의도가 전달된 것 같다"며 인기 이유를 밝혔다.
뮤지컬 '킹키부츠'에 이어 두 번째로 뮤지컬에 도전하게 된 이석훈이다. 그는 "10년간 가수로서 활동하던 때처럼 혼자가 아니라 이젠 뮤지컬 팀 전체와 작품이 주목 받아야 한다. 가수 이석훈의 이미지와 다르게 배우 이석훈으로서 보여드릴 캐릭터를 연구하고 있다"며 주먹을 불끈 쥐었다.
브로맨스 이찬동은 처음으로 뮤지컬에 도전했다. 그는 "늘 멤버들에게 의지했는데 이젠 많은 분들에게 의지하면서 연습하고 노래하고 있다. 새롭다. 꿈꾸던 모습들을 실현해 나갈 수 있어서 행복하다. 데뷔작을 훌륭한 선배님들과 '광화문연가'로 보여드릴 수 있어서 기쁘다"고 소감을 말했다.
'광화문연가' 팀의 분위기 메이커는 김호영이었다. 그는 "주크박스 뮤지컬이라 아는 노래가 많아서 편하게 볼 수 있지만 월하는 장면과 장면을 넘길 때 열어주는 역할이다. 유명하고 위대한 곡을 드라마와 어색하지 않게 녹일 수 있을까 초점을 맞추고 있다. 개인적으로 저는 마당놀이 스타일로 하고 있다. 존재만으로도 관객들을 휘어잡을 수 있도록"이라고 자신했다.
박민선 프로듀서는 "작년에 창작해서 올리면서 기대한 것보다 훨씬 많은 관객들의 사랑을 받았다. 12월 15일부터 38회 진행했는데 3천석이 매진됐다. 작품 호응도 뜨거웠다. 짧은 텀으로 돌아왔지만 앙코르 공연의 마음으로 올해 준비했다"고 강조했다.
이지나 연출가는 "주크박스 뮤지컬이다. 한국 가요사에 영원히 남을, 우리가 사라져도 남을 음악이다. 큰 획을 그은 음악이라 그 음악을 몰랐던 세대들에게도 아름다운 음악을 전달할 수 있도록 하겠다. 뮤지컬은 살아서 진화하고 계속 갈 수 있는 장르다. 음악에 강점을 뒀다"고 힘줘 말했다.
김성수 음악감독은 "원곡의 페이소스를 살리고 드라마적인 기능을 살리는 게 중요하다. 그런데 고 이영훈 작곡가의 노래들은 원곡의 힘이 너무 강해서 모든 걸 포기할 수가 없더라. 원곡의 페이소스를 전하고 곡 자체를 즐기도록 편곡했다. 지난 시즌과 달리 추가된 노래도 많다. 이영훈 작곡가에게 헌정하는 느낌으로 만들었다"고 알렸다.
지난해 세종문화회관을 감동으로 물들였던 '광화문연가'가 돌아왔다. 차지연, 정성화, 인피니트 성규 등 배우 라인업이 교체됐지만 더욱 탄탄해졌다는 자신감과 함께. 디큐브아트센터로 자리를 옮긴 이 작품은 오는 11월 2일부터 2019년 1월 20일까지 관객들을 만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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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 이대선 기자 sunday@osen.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