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년전 '2015 LOL 월드챔피언십(이하 롤드컵)'에서 D조에 있었던 KT의 그야말로 힘이 넘쳤다. 당시 LCK 3번 시드로 나섰지만 한국대표 선발전서 최종 승자로 참가했던 첫 대회 그룹 스테이지에서 5승 1패, D조 1위로 가뿐하게 8강행 티켓을 거머쥐었다.
하지만 영국 런던 웸블리 아레나에서 열린 8강전 상대가 A조 2위였던 KOO 타이거즈였다. 1세트를 짜릿한 역전승으로 기분 좋게 출발했지만 2, 3, 4세트를 내리 내주면서 결국 KOO가 벨기에행 티켓을 거머쥐는 걸 바라볼 수 밖에 없었다.
KT 오창종 감독 대행은 3년전 코치로 참가했던 2015 롤드컵의 일들을 아직도 마음 한구석에 담아두고 있었다. 지난 17일 '와치' 조재걸이 대진 추첨자로 나서 결정된 8강 대진에서 KT의 8강 상대는 '루키' 송의진이 버티고 있는 '인빅터스 게이밍(이하 IG)'으로 절대로 가볍게 볼 상대가 아니다.
IG는 송의진 뿐만 아니라 '듀크' 이호성같은 노련한 선수가 있고, LCS NA, LCK, LPL을 거치면서 3년 연속 팀의 롤드컵 진출을 이끌었던 김정수 코치가 조련한 강팀이다. 8강을 넘는다면 그 다음 상대는 더 부담스러울 수 있는 가능성이 높다. RNG-G2전 승자와 만나는 4강에서 대다수의 전문가들과 팬들은 RNG의 4강 진출을 유력하게 예측하고 있다.
RNG는 이번 롤드컵의 가장 강력한 우승 후보. 손대영 감독과 이관형 코치의 지휘 아래 2018시즌 LOL 대회 그랜드슬램을 노리고 있다. LPL 지역대회를 모두 우승했고, MSI에서도 우승컵을 들어올렸다. 간판 선수 '우지' 지안 쯔하오를 포함해 중국 대표팀의 주축이 된 아시안게임에서도 한국을 따돌리고 금메달을 목에 걸은 아주 껄끄러운 상대다.
8강 IG, 4강 RNG로 가정해 만약 KT가 결승까지 오르게 된다면 결승전급 매치를 3번 이상 하게되는 셈이다. 눈 앞에 펼쳐진 가시밭길에 오창종 KT 감독 대행은 "대진이 쉽지 않은 것이 사실"이라고 허탈하게 웃으면서 "2015년도 그렇지만 대진운은 따르지 않는 것 같다"라고 말문을 열었다.
그렇지만 오 대행은 "경기력을 끌어올리기에는 이런 대진이 없다"면서 한 계단 한 계단 올라가겠다는 의지를 분명히 밝히면서 출사표를 던졌다.
"대진이 좋다고 생각하지는 않는다. 다만 우리의 경기력을 올릴 수 있는 기회라고 생각하겠다. 한 경기 한 경기 준비를 잘해서 올라갈 수 있도록 하겠다." / scrapper@osen.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