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감독이 바뀌어서 그런지 동기부여가 됐다는 느낌을 받았다."
'쌀딩크' 박항서 베트남 축구대표팀 감독이 조국 한국을 찾았다. 베트남 축구대표팀은 내달 동남아시아 최대 축구대회인 2018 아세안축구연맹(AFF) 스즈키컵에 참가한다. 대회는 내달 8일부터 12월 15일까지 동남아 일대서 펼쳐진다.
박항서 감독은 스즈키컵 전지훈련 장소로 한국을 택했다. 대한축구협회의 협조로 한국 대표팀 훈련 장소인 파주트레이닝센터(NFC)서 이달 말까지 담금질에 돌입한다. K리그 인천 유나이티드, FC서울, 서울 이랜드와 연습경기도 갖는다.
박항서 감독은 18일 오후 파주NFC서 기자회견을 열고 대회를 준비하는 각오를 밝혔다. 이영진 수석코치와 배명호 코치가 동석해 자리를 빛냈다.
박항서 감독은 2002 한일 월드컵 4강 신화의 숨은 주역이다. 수석코치로 거스 히딩크 감독을 보좌하며 역사를 썼다. 이후 경남, 전남, 상주 감독 등을 지낸 뒤 지난해부터 베트남 23세 이하 대표팀과 A대표팀을 겸임하고 있다. 박 감독은 AFC U-23 챔피언십(준우승)과 2018 자카르타-팔렘방 아시안게임(4위)서 베트남 축구 역사상 최고 성적을 거두며 국빈 대접을 받고 있다.
산전수전 다 겪은 박 감독이 지켜본 벤투호는 어떤 모습일까. 한국 축구는 최근 르네상스 시대를 맞았다. 파울루 벤투 감독 부임 이후 코스타리카, 칠레, 우루과이 등 강호들을 상대로 A매치 4경기(2승 2무) 무패가도를 질주했다. 무엇보다 내용이 좋았다.
박 감독은 "베트남에서 한국 경기를 조금 지켜봤다. 감독이 바뀌어서 그런지 (선수들이) 동기부여가 됐다는 느낌을 받았다. 지켜봐야 하지만 외국인 감독이 오면 허니문의 좋은 시절이 있다"며 "한국은 항상 강팀이다. 새로운 외국 감독이 선수들과 노력해서 한국 축구의 위상을 높일 것이다. 벤투 감독은 선수 시절부터 훌륭한 감독이라 좋은 팀을 만들 것"이라고 기대했다.
이듬해 1월 아랍에미리트서 열리는 아시안컵서 C조의 한국과 D조의 베트남은 16강서 만날 가능성이 있다. 한국은 중국, 필리핀, 키르기스스탄 등과 경쟁한다. 베트남은 이란, 이라크, 예멘 등 강호들과 묶였다.
박 감독은 "중요한 대회를 앞두고 있어 한국과 경기는 전혀 생각한 적이 없다"며 "우리 조에 이란, 이라크 등 강호들이 많아서 예선 통과가 목표다. 1승을 하면 조 3위로 올라갈 수 있다"고 기대감을 나타냈다./dolyng@osen.co.kr
[사진] 이영진 코치-박항서 감독-배명호 코치(이상 좌측부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