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라시 퍼뜨리기 [손남원의 연예산책]
OSEN 손남원 기자
발행 2018.10.19 08: 00

매주 한 번씩 연예부 기자들이 다 모여 회의를 한다. 주간 단위의 취재 기획을 짜고 일정도 맞추는 자리다. 여기서 서로 연예계 정보를 나누고 이런저런 뒷 얘기가 오간다. 명예훼손과 확인 불가 등의 이유로 기사화 하기엔 힘든 내용들이 대다수다. 
예전에는 이런 류의 가십을 등장 인물만 이니셜로 위장, 기자 방담이란 제목으로 게재하곤 했다. 세상이 인터넷 시대가 되면서 어떤 이니셜로 가려봤자 그 실체가 금세 밝혀지는 탓에 지금은 거의 사장된 코너다. 이런 기자 방담의 취재원은 대개 스타의 주변인이다. 어느 정도의 근거와 사실을 담보한다.
요즘은 이 자리를 지라시가 대체하고 있다. 출처 불명으로 황당한 '카더라 통신'이 주류를 이룬다. 회의 때 이런 지라시 보도들도 정보 보고의 한 축으로 자리잡았다. 열 중 아홉은 헛소문이고 새빨간 거짓말이다.

문제는 지라시 보도가 사실로 드러나는 경우가 종종 발생한다는 점이다. 검증이나 확인 취재없이 무기명으로 일단 지르고 보자는 식이니 의외의 한방이 터지곤 한다. 소 뒷걸음 치다 쥐잡는 격인데 이런 무의미한 확률이 지라시 전체에게 연명할 양식을 베풀고 있다.
지라시 루머에 '아니 뗀 굴뚝에 연기날까'란 대중의 반응이 나오는 배경이다. '루머가 결국 사실이더라'는 댓글도 간혹 눈에 띈다. 지라시가 다루는 연예가 루머의 양을 잘 모르기 때문에 생기는 오해다. 그 정도로 쏟아내다 보면 백에 하나를 못 맞추는게 이상할 터다. 
이번 루머의 주인공인 정유미 나영석 조정석은 지라시 피해의 전형적인 코스를 밟고 있다. 지라시 보도를 정보 보고 들은 게 대략 1주일 전. 아니나 다를까. 며칠 뒤 아무런 내용없이 해당 이름들만 슬금슬금 주요 포탈의 검색어 차트에 오르내리기 시작했다. 
결국에는 견디다 못한 정유미를 시작으로 나영석 조정석 등이 차례로 공식입장을 냈다. 지라시 루머가 공론의 장으로 들어오는 악순환의 고리를 그대로 반복했다. 악성 바이러스가 퍼지는 식이다. 지라시 바이러스, 정말 독하고 위험하다. /mcgwire@ose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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