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애의 민낯을 담아내고 있는 JTBC 금토드라마 ‘제3의 매력’(극본 박희권·박은영, 연출 표민수). 준영(서강준)과 영재(이솜)의 연애는 사소하고 일상적이어서 더욱 달콤했고, 위기 역시 연애에 따르는 보편적 감정들로 인해 찾아왔다. “우리는 보통 사람으로서 조금 더 나은 사람이 되고 싶은데, 왜 연애에서는 더 찌질해지지? 그런 보통의 이야기”라는 표민수 감독의 설명과 일맥상통하는 부분이다. 지극히 평범하게 연애의 기승전결을 밟아가는 준영과 영재의 모습이 마치 내가 했던, 하고 있는, 혹은 앞으로 할지도 모르는 연애 이야기처럼 와닿는 이유다. 이에 “내 연애” 같았던, 시청자들이 공감 댓글로 뜨거운 반응을 보였던 베스트 ‘연애의 순간’ 셋을 짚어봤다.
#. “우리 영화랑 저녁 한 번에 해결할까?”, 설레는 빈집 데이트.
“우리 영화랑 저녁 한 번에 해결할까?” 준영의 부모님은 회식으로, 동생 리원(박규영)은 아르바이트로 집이 빈 날, 준영이 내놓은 의미심장(?)한 아이디어였다. 스무 살에게나 스물일곱 살에게나 부모님 없는 빈집은 왠지 더 설레기 마련. 영재를 데리고 집으로 온 준영은 그 어느 때보다 멋있게, 파스타가 익었는지 확인하기 위해 벽에다 던져 붙이는 약간의 허세까지 덧붙여 파스타를 완성하고, 그 와중에 “어떻게 좋아하는 사람 앞에서 방구를 끼냐”며 자리를 비우기도 했다. 좋아하는 여자 앞에서 잘 보이고 싶은, 아직은 부끄러운 연애 초기의 ‘우리들’ 모습이 보이던 순간이었다. 이에 더해 빈집에서 서로 눈이 마주쳤을 때, 당연한 듯 가까워지던 두 사람의 클립 영상 조회 수는 25만을 넘어서며, 준영과 영재의 ‘진짜 연애’에 대한 뜨거운 반응과 공감을 얻어냈다.
#. “넌 무슨 남자가 그렇게 밴댕이 소갈딱지냐?”, 차 안 다툼.
서로 너무나도 다르다는 사실을 인지할 틈도 없이 그저 좋기만 했던 나날들. 하지만 처음으로 “저 영재씨 좋아해요”라는 호철(민우혁)이 나타났고 준영은 이를 목격했다. 영재는 남자친구가 있다고 밝혔고, 준영의 기분을 풀어주기 위해 집까지 찾아갔다. 하지만 되돌아오는 차 안, “내 문제”라 선을 긋는 준영이 답답했고, 준영은 호철 편을 드는 것 같은 영재가 섭섭했다. 그렇게 터진 감정에 영재는 “넌 무슨 남자가 그렇게 밴댕이 소갈딱지냐? 차 세워”라며 내렸고 준영은 그런 영재를 잡지 않았다. 호철에 대한 자격지심, 아무렇지도 않은 영재에 대한 섭섭함이 준영을 “찌질한 놈”으로 만든 것. “우리도 사소한 걸로 싸우다, 크게 번지는데. 꼭 우리 연애를 보는 것 같다”는 공감 댓글이 가장 많은 장면이었다.
#. “너 지금 뭐 하는 거야?”, 본격 현실 연애 다툼
아무것도 해결되지 않은 상황에서 맞이하게 된 영재의 생일. 끝내 준영은 영재에게 연락하지 않았다. “날 질투하고 신경 쓰게 만들었으니까”라며. 영재에게도 사정은 있었다. 그날은 생일이었고, 준영과 함께 가려고 예약해 둔 레스토랑이 있었지만, 준영에게선 연락 한 통 없었다. 결국 준영을 움직이게 만든 건 겨우 분노였다. 영재가 또 ‘그놈’과 있는 걸 본 것이다. “너 지금 뭐 하는 거야?”로 시작해, 격한 감정이 오고 갔고, 두 사람이 쏟아낸 말들은 결국 자기 입장을 생각해주길 바라는 것에서 나왔다. 사소한 문제로 시작된 싸움은 누군가의 잘잘못을 따질 수 있는 문제는 아니었다. 서로에 대한 신뢰, 내가 지금 하고 있는 연애를 다시 생각해보게 했다. /kangsj@osen.co.kr
[사진] JTBC ‘제3의 매력’ 방송화면 캡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