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지섭이 인생 캐릭터를 새로 쓰고 있다. 멋짐과 웃김을 넘나드는 연기 향연을 펼친 것도 모자라 눈빛만으로 존재감을 증명하며 시간 순삭의 마법을 일으켰다.
지난 18일 방송된 MBC 수목미니시리즈 ‘내 뒤에 테리우스’(극본 오지영/ 연출 박상훈, 박상우/ 제작 MBC, 몽작소/ 이하 ‘내뒤테’) 15, 16회에서 소지섭(김본 역)이 NIS(국정원)와의 숨 막히는 추격전 끝에 다리 밑으로 몸을 날리는 충격적 엔딩을 안겼다. 온몸을 내던진 그의 열연이 어느 때보다 짜릿했다.
이날 방송에서 소지섭은 드디어 국정원 요원의 신분을 밝힌 김본(소지섭 분)을 통해 무거운 가면을 벗어버린 자의 홀가분함을 표현했다. 마음 한켠에 근심을 거둔 김본의 모습이 보는 이들까지 후련하게 만들 정도였다고.
킹스백 작전의 정보원이 된 고애린(정인선 분)을 위험상황으로부터 단련시키고자 돌발 훈련을 실행하는가 하면 고애린의 운전 연수를 도우다가 판문점까지 간 웃픈(?) 상황 등 다시 찾은 김본의 미소가 시청자들의 입꼬리도 자동 상승시켰다.
이런 가운데 김본의 레이더에 다시 빨간불이 켜졌다. 목숨이 위태로워진 진용태(손호준 분)가 고애린을 납치한 것. 블랙슈트로 또 한 번 나선 자태는 여성 시청자들의 탄성을 발사, 소지섭의 매력 폭주의 시작을 알렸다.
김본은 사방에서 옥죄여 오는 요원들을 하나 둘 제압하며 스타타워를 가까스로 탈출했다. 오로지 눈빛과 표정연기만으로 시청자들을 극한의 상황에 이끈 그의 연기는 블랙요원의 본색을 유감없이 발휘할 뿐 아니라 후반 20분을 그만의 카리스마로 완벽하게 장악했다.
방송 말미 요원 무리 중 케이(조태관 분)를 확인한 김본이 일말의 망설임도 없이 강물에 뛰어든 장면은 긴장감의 정점을 찍으며 전율을 선사, 소지섭이란 배우의 진가를 다시금 증명한 엔딩이었다.
이렇듯 소지섭은 ‘내 뒤에 테리우스’를 통해 한계 없는 연기 스펙트럼을 보여주며 수, 목요일 밤 안방극장에 여심은 물론 남심까지 점령해가고 있다. /parkjy@osen.co.kr
[사진] '내 뒤에 테리우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