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숨 쉬는 봅슬레이-스켈레톤 대표팀..."올림픽 후 정부 지원 70%가 삭감"
OSEN 이인환 기자
발행 2018.10.23 14: 29

 올림픽 호성적에도 열악해진 지원에 대표팀이 느낀 것은 '허탈감'이었다.
봅슬레이-스켈레톤 대표팀 미디어데이가 23일 서울 송파구 올림픽파크텔에서 열렸다. 
봅슬레이-스켈레톤 대표팀은 지난 2018 평창 동계올림픽에서 호성적을 거두며 국민들의 관심을 모았다. 이용 총감독을 비롯해서 ‘아이언맨’ 윤성빈, 원윤종, 서영우를 비롯해서 여러 선수들이 스타덤에 올랐다.

하지만 올림픽이 끝나자 예산 삭감 등 칼바람에 시달리고 있다. 이용 봅슬레이-스켈레톤 대표팀 총감독은 "경기장이 작년까지만 해도 있었지만, 예산 부족으로 인해 앞으로 경기장 운영이 불투명해서 선수들이 불안해하고 있다. 총감독으로 어떻게 말하기가 어렵다. 그냥 최선을 다하겠다"고 밝혔다.
앞서 강원도 평창에 봅슬레이-스켈레톤 종목을 위해 알펜시아 슬라이딩센터와 아이스 스타트 훈련장이 모두 완공됐다. 하지만 최소한의 운영 예산만 제공되어 제대로 활용되지 못하는 실정이다. 결국 대표팀은 훈련장을 가지고도 평창 이후 제대로 훈련을 하지 못한 채 시즌 개막을 맞이하게 됐다.
이용 감독은 "내가 선수들에게 거짓말하는 사람이 됐다. 평창 직전까지는 최고의 팀워크가 좋았는데, 지도자와 선수들 사이의 신뢰가 깨졌다. 2011년부터 감독으로 하면서 평창올림픽서 성적만 내면 비인기 종목의 설움을 넘을 수 있다고 설득했다"고 한숨을 내쉬었다.
이어 "나만 거짓말쟁이가 됐다. 올림픽 이후 정부 지원의 70% 가까이 삭감이 됐다. 총감독으로 책임을 느껴 사퇴를 고려했다. 정부 지원뿐만 아니라 스폰 지원도 중단됐다. 썰매를 개발해주던 현대가 재계약은 없다고 통보했다. 훈련도 못하는 상황서 장비조차 교체할 수 없게 됐다"고 쓴웃음을 지었다.
올림픽 호성적에도 열악해진 지원에 대표팀이 느낀 것은 '허탈감'이었다. 이용 총감독은 "지원이 줄자 한 선수가 농담처럼 10년 전으로 돌아가는 느낌이다고 말한게 너무 크게 다가왔다. 좋은 장비를 살 돈을 모두가 나눠 써야하는 상황이다. 들이 평창 이후 한명, 두명 나가는 상황이 마음이 아프다"고 고충을 토로했다.
이어 "올림픽에 도전하던 선수들이 나가는 것 보고 마음이 아팠다. 왜 이런 상황이 됐는지 모르겠다. 이번 정권의 공약에 평창 이후 사후 지원이 제대로 이뤄지지 않는 것 같다. 정부가 체육 정책에 대해서 재고되야 한다. 생활 체육을 넘어 엘리트 체육에 대한 투자도 어느 정도는 보장되어야 한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변한 환경으로 인해 대표팀은 큰 혼란을 겪었다. 시즌 성적에 대한 질문에 이용 총감독은 “지도자 입장에서 무능하다고 생각하실 수 있겠지만, 메달은커녕 한국 봅슬레이-스켈레톤의 위상이 무너질 수 있다고 생각한다"고 우려를 나타냈다.
이용 총 감독은 "유럽 국가들이 평창 이후로 우리를 경계한다. 훈련장을 내주지 않는다. 계속 고민하고 있다. 마음은 금메달이라 외치고 싶지만, 현실은 그러지 않다. 평창 이후 얼음에서 훈련한 것이 얼마 되지 않는다. 성적에 대한 자신이 없다"고 털어놨다.
이어 "종목을 끝까지 유지시켜야 한다. 매번 메가 이벤트가 다가오는 스포츠에 집중한다. 여름에는 하계 스포츠에, 겨울에는 동계 스포츠에 올인한다. 지속적으로 발전 가능한 계획이 필요하다. 내년 봅슬레이 월드컵과 세계선수권을 유치할 계획이었다. 하지만 경기장 문제로 인해서 못할 가능성이 생겼다"고 지적했다.
한편 봅슬레이 4인승(김동현, 원윤종, 서영우, 전정린) - 스켈레톤 윤성빈, 김지수를 포함한 대표팀은 오는 24일 시즌 개막을 앞두고 캐나다로 전지 훈련을 나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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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 곽영래 기자 youngrae@ose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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