선동렬 야구대표팀 감독을 두고 정운찬 KBO 총재와 손혜원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충돌했다. 뜬금없이 조범현 전 감독까지 거론되며 논점에서 벗어난 설전이 이어졌다.
정운찬 총재는 23일 서울 여의도 국회의사당에서 열린 문화체육관광위원회 대한체육회 등 국정감사에 증인으로 출석, 아시안게임 야구대표팀 논란 관련 입장을 밝혔다. 지난 10일 선동렬 감독에 이어 손혜원 의원의 부름을 받은 정운찬 총재 사이에 팽팽한 설전이 벌어졌다.
먼저 손 의원이 포문을 열었다. 손 의원은 "선동렬 감독이 증인으로 나왔을 때 여러 논란이 있었다. 내가 흥분을 자제하지 못해 많은 분들을 화나게 했고, 이 일의 본질이 왜곡될 것 같아 총재를 모셨다"고 밝혔다. 이어 지난달 20일 정 총재의 기자회견 사과에 대한 질의부터 시작했다.

정 총재는 "선수 선발 과정에서 국민 정서를 고려하지 못했던 점을 사과했다. 선수 선발은 원칙적으로 감독의 고유권한이다. 아무도 간섭하지 않는 것이 좋다고 생각한다. 여론이 여러 가지로 비판했는데 선 감독이 그것을 받아들였다면 오늘날 같은 상황이 안 벌어졌을 텐데 그 부분에 대해 사과를 했다"고 밝혔다.
이어 정 총재는 "선동렬 감독은 상식이 있는 사람이라고 생각한다. 여러 가지를 반성하고 있다"고 말했다. 그러자 손 의원은 "반성을 안 한다. 자기 소신이라고 끝까지 말한다"고 반박한 뒤 화제를 야구대표팀 전임감독제로 돌렸다. 선 감독은 최초의 야구대표팀 전임감독으로 구본능 전 총재 시절인 지난해 7월 선임된 바 있다.

정 총재는 "(어느 쪽이 나은지) 일률적으로 말하기 어렵지만 전임감독제를 찬성하지 않는다. 국제대회가 잦거나 상비군이 없다면 전임감독이 반드시 필요하다고 생각하지 않는다"고 답했다. 선 감독이 아시안게임에서 배제한 아마추어 선수에 대해서도 "몇 명 뽑았으면 좋았을 것이다"는 의견도 드러냈다.
이어 손 의원은 뜬금없이 "조 토리, 왕정치처럼 스타선수가 감독이 된 사례도 있지만 토니 라루사처럼 선수 때는 유명하지 않은데 훌륭한 감독이 된 사례도 있다"고 물었다. 한국야구 최고의 국보 투수로 한 시대를 군림한 선 감독을 겨냥한 질문이었다.
이에 정 총재는 조범현 전 KT 감독을 거론하며 "선수 때 스타가 되지 못했지만 나중에 우승을 이끈 훌륭한 감독이 됐다. 테드 윌리엄스처럼 훌륭한 선수가 감독으로 풀리지 않은 사람도 있다"고 답했다. 현역 때 OB 포수 출신인 조범현 전 감독은 SK, KIA, KT 감독을 거치며 한국시리즈 우승 1회, 준우승 1회를 일궈냈다. 2010년 광저우 아시안게임 대표팀을 맡아 금메달을 이끌었다. 선 감독에서 시작된 질문이 난데없이 조범현 전 감독까지 소환한 것이다.
마지막으로 손 의원은 지난 10일 국감 때 문제 삼았던 선 감독의 재택 근무에 대해서도 정 총재 의견을 물었다. 이에 정 총재는 "선 감독의 불찰이라고 생각한다. 야구장을 안 가고 살피며 지도하는 건 경제학자가 시장 경제 현장을 가지 않고 지표를 갖고 예측하며 대안을 내놓는 것이다"며 부정적인 입장을 밝혔다. /waw@osen.co.kr

[사진] 여의도=곽영래 기자 youngrae@osen.co.kr